트위터 팔로워 규모는 종종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 공간에서의 '영향력'을 의미한다. 4ㆍ11 총선 기간 동안 상당수 언론들이 후보자의 트위터 팔로워 수를 그대로 당선 가능성으로 치환해 보도했으며, 기업들은 팔로워 수가 많아질수록 자사 상품의 인기도 덩달아 치솟는다고 평가해 왔다. 과연 트위터 팔로워 수는 실제 영향력과 어느 정도의 상관관계가 있을까.
이탈리아 밀라노의 일륨(IULM) 대학 디지털언어학과 마르코 칼조라리 교수팀이 최근 발표한 논문 '주요 대기업 트위터 계정 팔로워 분석'에 따르면 최대 절반 가량의 기업 트위터 팔로워들이 실제가 아닌 가짜 계정, 이른바 '봇'(botㆍ특정 프로그램에 의해 생성된 기계적인 계정)으로 드러났다. 연구결과대로라면 기업 트위터 계정의 팔로워 수가 아무리 많아도 실제 SNS공간에서의 홍보 효과와 소비자의 호응도가 높다고 단정할 수 없다. 다시 말해 팔로워 수와 영향력을 등치 시키는 것은 위험하다는 얘기다.
칼조라리 교수팀은 델아울렛, 블랙베리, 스타벅스를 포함한 세계적인 기업 39개의 공식 트위터 계정을 들여다본 결과 이들 기업 트위터 계정의 팔로워 가운데 7~46%가 '봇' 등 가짜 계정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각 기업의 트위터 계정 팔로워 가운데 무작위로 1만개를 골라 이들 팔로워가 인간 커뮤니케이션 행태를 보이는지 아닌지를 따져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델아울렛의 경우 실제 '사람'인 팔로워는 30%에 불과했고, 저가항공사 제트블루도 '봇'계정이 37%에 달했다. 대형 마켓 홀푸드도 진짜 팔로워는 43%에 그쳤고, 펩시콜라의 '봇'계정은 16%에 이르렀다.
칼조라리 교수는 "팔로워 수는 더 이상 트위터 사용자의 인기나 영향력을 측정하는 유효한 인자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대부분 기업이 소셜 홍보업무를 외주 발주하기 때문에 가짜 계정의 책임을 기업에게 지우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델아울렛의 소셜 홍보 책임자는 "가짜 계정을 없애는 유일한 방법은 강제로 차단(블록)하는 것이지만 자칫 잠재 고객을 몰아내는 결과를 부를 수 있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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