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밤 11시 15분 방송하는 'MBC 스페셜'은 여성 학군단의 모습을 살펴본 '첫 여성 ROTC, 숙대 학군단 정의경의 1년'이다. 국방부는 2010년 4년제 7개 여대 가운데 숙명여대를 최초의 여성 학군사관 후보생(ROTC) 시범대학으로 선정했다. '제1기 학군단 모집' 포스터를 보고 지원한 학생은 총 129명. 그 중 29명이 숙명여대 학군단 1기생으로 선발됐다. 학군단으로 1년을 살아온 학생들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변화의 과정을 담았다.
지난해 2월 첫 기초군사훈련이 실시됐다. 교관들은 여자라고 해서 봐주지 않는다. 앳된 학생 티를 아직 벗지 못한 생도들은 갖가지 실수와 해프닝을 연발하고 부모에게서 온 편지를 읽으며 눈물을 왈칵 쏟기도 한다. '~요'가 아닌 '~다'로 끝내야 하는 군인 말투가 익숙하지 않아 실수할 때마다 웃음이 터진다. 건물 내부에서는 마구 뛰어다니다가 문 밖을 나서면 군인처럼 절도 있는 걸음걸이로 걷는다. 단복을 입고는 뛸 수 없기 때문이다.
이들은 왜 군인이 되고자 하는 것일까. 정의경씨는 "편찮으신 아버지에게 힘을 드리기 위해 학군단에 지원했다"고 한다. 군인에 관심도 없었는데 부모의 권유로 지원했다는 박상희씨는 "엄마가 잘 모르고 권유한 게 얼마나 잘 된 일인지 모르겠다"며 웃는다.
친구들은 어학연수를 떠나거나 학원에 다니며 취업 준비가 한창인 여름방학. 여자 사관생도들은 임관을 위한 도전에 여념이 없다. 생도들은 체력검정 통과를 위한 훈련에 집중하고, 훈육관과 단장은 29명 전원을 승급시키기 위해 전심전력으로 이들을 지도한다. 혹독한 여름 훈련을 마친 생도들은 절도 넘치는 군인으로 변모해 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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