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27ㆍ레알 마드리드)와 아르연 로번(28ㆍ바이에른 뮌헨)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우크라이나와 폴란드가 공동 개최한 유로 2012에서 세계 최고의 측면 공격수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부진을 보이고 있다.
호날두는 2011~12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46골을 터트리며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득점 기계'의 위용이 온데간데 없다. 손쉬운 골 찬스마저 놓치는 최악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독일과의 B조 조별 리그 1차전에서 무득점에 그쳤던 호날두는 14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우크라이나 르비프 아레나에서 열린 덴마크와의 2차전에서도 침묵했다. 후반에만 두 차례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며 팀을 위기에 몰아 넣었다.
2-1로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후반 4분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찬스를 잡았지만 슈팅은 스테판 안데르센(에비앙)의 정면으로 향했다. 후반 32분에도 페널티 지역에서 절호의 기회를 잡았지만 슈팅은 오른쪽 골 포스트 바깥으로 빗나갔다. 도망갈 수 있는 기회를 놓친 포르투갈은 후반 35분 니클라스 벤트너(선덜랜드)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위기에 몰렸다. 호날두는 후반 38분에도 수비수 2명 사이를 뚫고 왼발 슛을 시도했지만 위력이 없었고, 후반 40분에는 주앙 무티뉴(포르투)가 올린 코너킥을 헛발질하는 실망스러운 플레이로 일관했다. 호날두는 이날 전매 특허인 프리킥 찬스에서도 전혀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호날두의 발을 떠난 프리킥 슈팅은 허공을 가르거나 수비벽에 맞고 굴절됐다. 포르투갈은 후반 교체 투입된 실베스트르 바렐라(포르투)의 결승골로 3-2로 신승했다.
로번의 부진도 만만찮다. 덴마크와의 조별 리그 1차전에서 0-1로 진 네덜란드는 독일과의 2차전에서 마리오 고메스(바이에른 뮌헨)에게 2골을 내주며 1-2로 패배, 탈락 위기에 몰렸다. 로번의 침묵이 뼈아팠다. 그는 독일전에 왼쪽 측면 공격수로 출전했지만 팀 동료인 필립 람(바이에른 뮌헨)에 꽁꽁 묶여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전반전 공중 볼을 다투다가 홀거 바트슈투버(바이에른 뮌헨)에 받혀 머리가 찢어지는 수난도 당했다. 후반 38분 디르크 카윗(리버풀)과 교체된 로번은 본부석 반대편 A보드를 뛰어 넘어 그라운드에서 빠져 나온 후 유니폼 상의를 벗어 젖히며 불만을 드러냈다.
호날두와 로번은 18일 오전 3시45분 메탈리스트경기장에서 명예회복과 팀의 8강 진출을 놓고 한판 대결을 벌인다. 1승1패로 조 2위를 달리고 있는 포르투갈은 네덜란드에 패배하고 같은 시각 열리는 경기에서 덴마크(1승1패)가 독일을 꺾으면 8강 진출이 좌절된다. 반면 네덜란드는 2패로 최하위에 처져 있지만 포르투갈을 대파하고 독일이 덴마크를 꺾으면 극적인 8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죽음의 조'로 불리는 B조에서 2승을 거둔 독일은 덴마크에 패하지만 않으면 8강에 진출하지만 누가 마지막에 웃을 지는 3차전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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