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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봉석 교수의 尿런 토크] 남편과 떨어져 100일 기도 선조들 '수태지혜' 과학적 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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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봉석 교수의 尿런 토크] 남편과 떨어져 100일 기도 선조들 '수태지혜' 과학적 근거

입력
2012.06.1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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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나이다, 비나이다. 삼신할아버지께 비나이다." 옛날에는 아이가 없는 경우 부인들이 집을 떠나 멀리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100일 기도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왜 100일간이나 남편과 떨어진 채 '훌륭한 아이'를 기원했던 것일까. 이런 100일 기도로 아이 갖는데 얼만큼 성공하였는지는 따지지 않더라도, 100일 기도에 선조들의 정확한 의학적 근거에서 기인한 놀라운 비뇨기과적 지혜가 숨어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현대에도 임신을 위해 노력하는 경우 여자들의 건강과 배란기에 맞추어서 관리를 하는데, 사실 이것만으로 건강한 임신이 되는 것은 아니다. 여성은 태어날 때부터 난소에 가지고 있는 미성숙 난세포가 에스트로겐이란 호르몬의 영향으로 난자로 성숙하여 배란이 된다. 그러면 남성은? 당연히 여성과는 다르다. 난자 대신 고환에서 정자가 만들어지지만 여성처럼 규칙적으로 배출되지 않는다. 그런데 정자는 사정할 때마다 만들어지는 걸까, 아니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 걸까? 이럴 경우 사정하지 않으면 넘쳐나는 정자는 어떻게 될까? 넘치면 몸에 해롭지는 않을까? 이런 궁금증에 100일 기도의 비밀이 숨어 있는 것이다.

남성의 생식기관인 고환은 세정관, 라이디히세포, 부고환, 정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라이디히세포에서 분비된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으로 세정관에서 원시 미분화세포의 분열이 시작된다. 이후 제1, 제2 정모세포를 거쳐 정자로 만들어지는데 74일 정도 소요된다. 정자는 부고환으로 이동한 다음 운동성과 수정능력을 획득하여 정관을 통해 사정구 근처까지 가게 되는데, 이에 걸리는 기간이 약 2주 정도이다. 사정될 때까지 기다리는 대기기간이 다시 2주 정도이다. 따라서 임신이 가능한 건강한 정자가 배출되기까지는 74일+14일+14일=약 100일이 걸리는 것이다. 그러면 이미 사정구까지 와서 대기하고 있던 정자의 운명은 어떻게 되겠는가? 사정되지 않고 머물러 있는 정자는 보통 2주 정도 지나면 녹아서 몸에 흡수되고 그 자리는 새로운 정자들로 채워진다.

이것이 우리의 옛 선조들이 부인을 100일간 떠나 보내야 했던 비뇨기과적 이유이다. 부인이 산속에서 치성을 드리는 동안 남편들도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여 더 건강하고 활기찬 정자가 생성되기를 기다렸던 것이다.

정자가 생성되는 3개월 동안 음주, 흡연, 스트레스 등이 정자 생성과정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며, 신선한 야채나 과일, 순수 단백질인 닭가슴살 등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정자 생성에 도움이 된다. 건강한 임신을 위해서는 최소한 3개월 전부터 엄마와 아빠가 함께 건강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선조들의 지혜를 본받는다고 엄마가 산속으로 들어가거나 부부가 각방을 쓰지는 않아도 된다. 100일 기도는 어디까지나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큰 것이니까.

이대목동병원 교수·비뇨기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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