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승려들의 불법 도박사건이 조계사 주지였던 토진스님 등 9명이 사법처리 되면서 마무리됐다. 이번 사건은 백양사 주지스님 선출과 관련한 내부갈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결론 났다.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 허철호) 지난 4월 전남 장성군 호텔에서 도박판을 벌인 혐의로 토진스님 등 승려 2명을 불구속기소하고 가담 정도가 경미한 5명은 약식기소 했다고 14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토진스님 등 7명은 4월23일 오후9시부터 다음날 오전9시까지 장성군 백양관광호텔에서 1인당 판돈 20만~110만원 상당을 갖고 '세븐오디포커' 도박을 한 혐의다. 검찰은 또 도박판이 벌어지기 전날 호텔에 정상 투숙객인 것처럼 가장해 CCTV를 설치한 백양사 소속 보연스님과 설치업자 등 2명도 재판에 넘겼다.
검찰 조사결과 사건 당일 도박은 백양사 소속 수도승인 무공스님이 주도했으며, 토진스님은 도박에 참여한 사람들 가운데 가장 지위가 높고 승려들의 일탈 행위를 제지해야 할 책임이 있었지만 밤샘 도박에 동참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관계자는 "도박 범죄는 법정 최고형이 벌금형이어서 약식기소도 가능하지만, 불교신자는 물론 국민들이 충격을 받은 점을 고려해 백양사 수도승과 토진 스님은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호텔방에 CCTV가 설치된 배경에 백양사의 후임 주지 자리를 둘러싼 내부 갈등이 자리잡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백양사 최고 어른인 방장 스님이 지난 3월 현 주지인 시몽 스님이 아닌 진우 스님을 후임주지로 임명하는 유시를 남기고 입적하자 시몽스님과 진우스님 세력간에 갈등이 빚어졌다는 것이다. 보연스님은 방장스님 49재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유시를 따르는 스님들이 호텔에 투숙할 것으로 보고 이들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해당 객실에 CCTV를 설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고발과 폭로를 주도한 성호스님이 동영상을 입수한 경위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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