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가 확산되면서 ‘그렉시트(그리스와 탈출을 뜻하는 exit의 합성어)’, ‘스펙시트(스페인+exit)’에 이어 ‘퀴탤리(나가다라는 뜻의 quit와 이탈리아의 합성어)’, ‘픽시트(핀란드+exit)’라는 신조어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와 핀란드의 경우 그리스 등 다른 나라에 대한 과도한 지원이 부담스러워 유로존을 탈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유로존 해체나 재편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마켓워치 칼럼니스트인 매튜 린은 14일 유로존 재정위기가 퀴탤리, 픽시트 순으로 전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문제의 발단은 스페인이다. 유로존이 스페인 금융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000억유로(약 147조원)를 지원키로 했지만, 이 돈으론 턱없이 부족해 추가 구제금융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렇게 되면 유로존 내 구제금융 분담 비율이 22%나 되는 이탈리아로 불이 옮겨 붙을 수 있다.
이탈리아 국채 10년물 금리는 6%에 달해 스페인에 3% 수준의 금리로 자금을 빌려주려면 이자 차액 3%를 이탈리아가 고스란히 부담해야 한다. 때문에 매튜 린은 이탈리아가 스페인 지원을 위한 국채를 발행할 때 3% 금리 조건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며, 이게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유로존을 떠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린은 또한 핀란드를 유로존 이탈 가능성이 가장 높은 나라로 꼽았다. 스페인 등 재정위기국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담보를 요구하는 등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왔고, 최근 유로존 체제에 반대하는 극우정당인 ‘진정한 핀란드인당(True Finns)’의 지지율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린은 상대적으로 경제가 탄탄한 핀란드까지 이탈하면 유로존이 해체되거나 몇몇 나라를 중심으로 작은 유로존이 재구성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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