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스페인 국가신용등급을 대폭 강등했다. 스페인 국채수익률도 다시 기록적인 수준으로 치솟으며 은행권 구제금융만으로는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무디스는 13일(현지시간)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을 종전 A3에서 Baa3로 세 단계 강등했다. 무디스의 Baa3는 투자부적격(정크) 등급보다 겨우 한 등급 높은 단계다. 무디스는 수개월 내 스페인 국가신용등급을 추가로 깎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디스는 스페인의 은행 불안이 정부 재정 약화로 전이될 수 있다는 점을 등급 강등의 이유로 들었다. 무디스는 “은행권 구제금융 조건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지만, 스페인 정부가 구제금융을 책임져야 하는 점은 분명하다”면서 “스페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은 올해 90%로 뛰고 2015년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또 다른 신용평가사 피치는 7일 ▦은행 위기 ▦부채 증가 ▦저성장 전망 등을 이유로 스페인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세 단계 강등했다.
무디스는 은행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키프로스의 국가신용등급도 Ba1에서 Ba3로 두 단계 강등했다. 키프로스 정부는 그리스 총선(17일) 이전 유럽연합(EU)에 구제금융을 신청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스페인 정부가 짊어질 금융비용을 재는 척도인 국채수익률도 치솟고 있다. 13일 6.678%를 기록한 스페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무디스 등급 강등의 여파로 14일 6.878%로 치솟으며 유로존 출범 이후 최고 수준을 찍었다. 앞서 포르투갈, 아일랜드, 그리스는 국채수익률 7% 언저리에서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게리 젠킨스 스워드피시리서치 대표는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시장에서 사라질 수 있는 수준으로 상황이 돌아가고 있다”며 최근 국채시장 추이를 우려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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