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우리나라 가계의 금융부채가 처음으로 1,100조원을 넘어섰지만 증가율은 큰 폭으로 꺾였다. 빚보다 금융자산이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난 덕이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자금순환 동향(잠정)’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가계부문(자선단체 등 비영리단체 포함)의 금융부채는 1,106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전 분기)보다 0.3% 늘었다. 1년 전(1,027조7,000억원)에 비해 7.7% 급증했지만 분기별 증가율은 지난해 2분기 2.6%, 3분기 1.8%, 4분기 2.7% 등으로 크게 둔화하고 있다.
반면 가계 부분의 3월 말 현재 금융자산은 전 분기보다 2.7% 증가한 2,365조3,000억원에 달했다. 증가율은 지난해 2분기 1.9%에서 3분기 -1.8%로 급감한 뒤 4분기(3.1%)부터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가계 부문의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비율은 2.14배로 전 분기(2.09배)보다 소폭 높아졌다. 이 비율은 2008년 1.96배를 기록한 뒤 2009년, 2010년 각각 2.12배, 2.15배로 상승하다 지난해 하락세로 꺾였고, 올 들어 2010년 수준을 만회했다. 가계 재정상태가 그나마 나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한은은 “연말 상여금 지급 등으로 가계 부문의 부채 증가속도가 둔화하면서 순 금융자산(금융자산-금융부채)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가계 부분의 1분기 자금 잉여규모(여유자금)는 32조7,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3조3,000억원 늘었다. 저축성보험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1분기 현재 우리나라의 총 금융자산은 1경1,300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보다 3.7%(406조원) 늘어난 것으로, 대출금 비중이 하락한 반면 주식 및 출자지분 비중은 상승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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