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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重·대우조선 '떠다니는 LNG 공장' 각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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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重·대우조선 '떠다니는 LNG 공장' 각축

입력
2012.06.1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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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불황에 빠져 있는 세계 조선업계에 유독 관심을 끄는 이슈가 하나 있다. '어떤 업체가 세계 1호 LNG FPSO를 탄생 시킬까'이다.

LNG FPSO란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ㆍ저장ㆍ하역설비. 바다 밑바닥 묻혀 있는 천연가스를 채굴, 육지로 수송하지 않고 바다 위에서 그대로 LNG로 생산 및 정제하는 시설이다. 부유식이기 때문에 LNG가 묻혀 있는 곳으로 이동이 가능해, '떠다니는 LNG 공장'으로도 불린다.

그 동안 에너지 개발업체들은 해상가스전에서 천연가스를 뽑아 올린 후 파이프를 통해 육상의 천연가스저장시설에 보관하고 다시 LNG선으로 수요국에 운반을 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사실 바다 밑바닥에 깔려 있는 천연가스를 개발할 수 있는 플랜트 제작기술은 한국 조선업계만의 전유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세계 LNG 플랜트시장은 국내 조선사들이 거의 독점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LNG FPSO 제작기술은 전 세계 조선업체중에서도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3개사 정도 만이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LNG FPSO는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는다. 세계 조선시장에서 LNG FPSO는 딱 두 차례 발주됐으나 아직까지 '완제품'이 나오지 않았다. 그만큼 설계와 제작 과정이 어렵다는 얘기다.

두 번의 발주에서 계약을 따낸 곳은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다. 그러다 보니 과연 '세계 1호 LNG FPSO를 누가 먼저 만들까'가 조선업계에선 관심거리일 수 밖에 없다.

2008년 LNG FPSO라는 신개념 플랜트를 처음 제안한 곳은 삼성중공업이다. 삼성중공업은 2010년 글로벌 석유업체인 로열더치쉘로부터 이 플랜트를 수주 받아 2년여의 설계과정을 거쳤으며 최근 거제조선소에서 건조에 들어갔다. 가격만도 30억달러(3조5,000억원)에 달한다.

선수부터 선미까지 선체길이가 488㎙에 달하는 이 LNG FPSO는 2015년말까지 건조될 예정. 2016년부터 호주지역 해양가스전에 투입돼 연간 350만톤의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에 맞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5일 말레이시아 국영석유기업 페트로나스로부터 10억달러(1조1,000억원) 짜리 LNG FPSO 1척을 수주하고 삼성중공업에 도전장을 던졌다. 대우조선측은 삼성 보다 시작은 늦었지만 먼저 LNG FPSO를 건조할 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대우조선이 수주한 LNG FPSO의 경우 선체길이가 300㎙로 삼성중공업의 LNG FPSO 보다 규모가 작은데다 이미 내ㆍ외부 설계도 마쳐 조만간 곧바로 제작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대우조선은 이 LNG FPSO를 2015년6월까지 완성해 페트로나스 측에 인도할 예정. 이 스케줄 대로라면 삼성중공업보다 6개월 정도 먼저 '세계 1호 LNG FPSO 건조'타이틀을 따낼 수 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페트로나스사와 계약시 '삼성중공업 보다 먼저 LNG FPSO를 건조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뒤늦게 출발했지만 제작 과정에 차질이 없다면 먼저 LNG FPSO를 건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측은 "규모가 다르지 않는가. 속도경쟁은 의미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내심 신경이 쓰이는 눈치다. 삼성중공업이 공기에 박차를 가한다면 먼저 인도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업계 예상이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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