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할리우드도 중국에 아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할리우드도 중국에 아부

입력
2012.06.13 12:07
0 0

미국에서 3월 개봉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 ‘새먼 피싱 인 더 예멘’에는 뛰어난 기술을 가진 중국인 수력발전 전문가가 등장한다. 원작 소설에는 없는 인물이다. 인류 멸망을 다룬 미국 재난영화 ‘2012’에서는 미 대통령이 중국인들의 예지능력을 치켜세운다.

한때 할리우드 영화에 단골로 등장하던 중국인 악당은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 반대로 중국에 대한 긍정적 묘사는 부쩍 늘어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할리우드의 중국에 대한 아부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12일 전했다.

할리우드의 중국 구애 수법은 다양하다. ‘새먼 피싱 인 더 예멘’처럼 원작에 없는 훌륭한 중국인을 만드는가 하면 원래 있던 사악한 중국을 빼기도 한다. MGM은 지난해 1984년에 나온 영화 ‘붉은 새벽’을 리메이크하면서 미국을 공격하는 국가를 중국에서 북한으로 바꿨다.

중국을 배경으로 하는 장면도 잦아졌다. 중국 자본이 투자된 ‘아이언맨 3’의 일부 장면은 중국에서 촬영될 예정이다. 007시리즈의 차기 작품 ‘스키아펄’에서 제임스 본드는 상하이를 배경으로 활약을 펼친다.

중국 정부의 검열을 의식해 영화사가 자발적으로 ‘가위질’도 한다. 소니는 지난달 ‘맨 인 블랙3’의 중국 개봉을 앞두고 뉴욕 차이나타운 식당 점원을 외계 괴물로 묘사한 장면 등 중국에 대한 부정적 묘사를 삭제했다. 중국은 ‘사회적으로 혼란을 일으키거나 안정을 해치는 내용 등을 금지한다’는 모호한 영화제작 가이드라인을 갖고 있는데, 검열에서 지적당할 것을 우려한 영화사가 알아서 삭제한 것이다.

할리우드 관계자는 “외국의 검열이 할리우드 영화 제작에 이처럼 깊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일 것”이라고 LAT에 말했다.

할리우드의 이런 모습은 거대 중국 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올해 1분기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미국 영화업계 최대의 해외시장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중국 영화시장 규모는 21억달러로 전년보다 30% 성장했다. 2020년에는 중국의 영화시장이 미국과 캐나다를 합친 것보다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