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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hankookilbo/"기사가 도리어 호기심·모방심리 자극할 소지" "인체 영향 무감각… 잘못된 음주문화에 경종"

입력
2012.06.1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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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 덕분에 좋은 정보 얻었습니다. 이런 게 있는지도 몰랐는데, 언론에서 하도 언급을 많이 하니 마셔봐야 할 것 같습니다"(8일자 13면 "카페인 폭탄주 확산…건강 해칠라"제하 기사에 대한 @Super_C님 등의 의견입니다.)

알코올 도수 30도 이상의 독주와 카페인이 다량 함유된 에너지음료를 섞은 속칭 '밤(Bomb)'주. 폭탄주의 일종인 밤주를 마시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기사가 나가자 기사에 언급된 술을 수입ㆍ판매하는 주류업체 측이 항의를 하더군요. 제품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판매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겠지요. 반면 독자 반응을 살필 수 있는 인터넷 댓글 등에서는 "오늘 가서 마셔봐야겠다"는 글을 심심치 않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들의 의견과 지적에 함축된 의미대로 기사를 쓰기 전에 독자들의 호기심과 모방 심리를 자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보도를 결정한 것은 밤주를 마시는 것이 건강을 심각하게 해칠 수 있는데도 대부분 이를 아무렇지도 않은 듯 가볍게 여기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은 대부분 "밤새 술을 마실 수 있어 좋다"는 반응을 보일 뿐 이 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다량의 카페인을 알코올과 섞어 마실 경우 혈관과 심장에 상당한 무리를 줘 위험하다"고 경고하는 데도 말입니다.

어떤 술을 어떻게 마시는지는 개인의 문제입니다. 하지만 "폭탄주도 모자라 좀 더 오래 마시기 위해 밤주까지 만들어 먹는다니 폭탄주가 우리 사회의 보편적 음주문화로 자리잡는는 것 같아 우려된다"는 김동학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예방사업본부장의 언급대로 잘못된 음주 습관이 국민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할 사안입니다.

한국은 15세 이상 술 소비량 세계 2위, 위스키 등 독주 소비량은 OECD 가입국 중 1위입니다. 2009년 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음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한해 18조9,839억원에 달합니다. 이 기사는 이 같은 상황에서 우리 사회의 음주문화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보자는 취지에서 작성됐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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