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취업자가 8개월째 매달 40만명 넘게 늘어나면서 국내 취업자 수가 2,500만명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하지만 고용이 불안정한 서비스업 위주로 늘어난 반면 제조업 취업자는 6만명 이상 줄었다. 특히 청년 취업자가 올 들어 가장 큰 폭으로 추락하는 등 고용의 질은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5월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7만2,000명 증가했다. 40만명 이상 취업자 수가 늘어나는 추세가 지난해 10월 이후 8개월 연속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체 취업자 수는 2,513만3,000명을 기록했다. 취업자 수 2,500만명을 돌파한 것은 2010년 5월 2,400만명을 넘어선 이후 2년 만이다.
다른 고용지표도 호조세를 보였다. 고용률(60.5%)은 지난해 7월(60.0%) 이후 10개월 만에 60% 대로 올라섰고, 전체 실업률(3.1%)도 올 들어 가장 낮았다. 취업준비자는 4만2,000명, 구직단념자도 6만6,000명 각각 줄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 보면 도ㆍ소매업, 운수업 등 경기를 많이 타는 서비스업 취업자가 전년 동월대비 53만1,000명 급증하는 등 고용의 질은 형편없다. 종사상 지위별로 봐도 휴ㆍ폐업 등 고용 기복이 심한 자영업자가 18만명이나 증가했다. 반면 비교적 고용이 안정적인 제조업 취업자는 6만7,000명 줄었다. 사무직 등에서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가 영세 자영업 시장으로 뛰어들면서 질 나쁜 일자리만 대거 늘어난 것이다.
청년 고용 문제도 심각하다. 20대 취업자 수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만2,000명, 30대가 9만5,000명 각각 줄어 20~30대 취업자는 13만7,000명이나 급감했다. 인구구조 변화로 젊은층 인구가 줄어드는 효과를 감안해도 2만3,000명 감소한 셈이다. 이에 따라 20대와 30대 고용률은 각각 0.2%씩 떨어졌다. 통계청 관계자는 “20~30대 취업자 감소는 유럽 재정위기 악화로 제조업 일자리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면서 “전체적으로 봐도 대내외 경제여건이 불확실해 취업자 증가폭이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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