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고양 킨텍스(KINTEX)에는 낭보가 날아들었다. 세계 최대 규모 에너지산업 국제행사인 '가스텍(Gastech) 2014' 개최가 확정된 것이다.
전시 면적만 4만㎡ 이상을 사용하는 이 행사는 우리나라에서 유치한 국제전시회 중 최대 규모다. 각국 에너지 분야 장·차관급 인사를 비롯해 기업관계자 등 1만5,000명 이상이 킨텍스를 방문하게 된다. 킨텍스는 4년여 간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친데다 미국 휴스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와의 치열한 경합 끝에 얻은 성과라 기쁨은 배가됐다.
지난해 9월 전시면적 5만4,508㎡인 제2전시장이 개장하며 킨텍스는 코엑스의 3배 규모인 10만8,049㎡의 전시면적을 갖췄다. 국내 빅5 전시회인 서울모터쇼, 한국전자전 등 독점개최에 이어 가스텍까지 끌어오며 '국내 최대 전시ㆍ컨벤션센터'라는 이름값도 톡톡히 해냈다. 최근에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전당대회를 여는 등 정치권에서도 체육관 대신 대규모 행사 장소로 선호하며 상종가를 치고 있다.
하지만 전시장 주변 지원시설부지는 여전히 허허벌판으로 최근의 성과와는 큰 대조를 이룬다.
경기도가 2004년부터 시작한 한류월드 사업이 대표적이다. 99만여㎡나 되는 부지는 신축 중인 호텔 2개 동 이외에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있다. 놀이시설 등이 설치될 1구역 테마파크(약 24만㎡)는 2008년 5월 착공식을 가졌지만 공정률이 제로(0)다.
하다못해 도는 이달 말까지 프라임개발㈜가 주간사인 1구역 사업자와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 사실상 한류월드 사업이 원점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만약 사업자가 해지를 거부하면 일방해지가 불가피해 소송으로 또 2~3년을 날려야 한다. 합의해지를 하더라도 용역 뒤 다시 용지공급전략을 세우고, 감정평가와 사업자 공모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해 사업재개에는 2년 이상이 소요된다.
고양시가 개발하는 지원시설부지에도 매각되지 않은 토지가 넘쳐나고 있다. 업무ㆍ숙박시설(1만3,476㎡), 숙박전용시설(1만2,239㎡), 업무시설(3만9,810㎡), 복합시설(3만3,575㎡)이 들어설 부지들이 아직 주인을 찾지 못했다. 여기에 차이나타운 2단계 부지 5만5,000여㎡도 얼마 전 계약이 해지되며 다시 시장에 나왔다.
전시ㆍ컨벤션은 자리를 잡아가는 데 지원시설 건립이 지지부진하자 킨텍스는 남모를 속앓이 중이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킨텍스 지원시설부지라는 명칭 때문에 우리가 하는 게 아닌데도 괜한 오해를 받는다"는 하소연까지 나온다. 그렇다고 경기도나 고양시를 상대로 항의를 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건축비용을 분담한 경기도와 고양시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와 함께 킨텍스 대주주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고양시 관계자는 "지원시설이 없으면 킨텍스 활성화가 어렵다는 것을 잘 안다"며 "어떻게든 개발을 성공시키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글·사진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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