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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룰의 전쟁' 50여일 침묵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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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룰의 전쟁' 50여일 침묵 왜…

입력
2012.06.12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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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에서 대선 후보 경선 룰을 둘러싼 '전쟁'이 격화하면서 이와 관련한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침묵도 길어지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은 4월23일 경선 룰과 관련해 "선수가 룰에 맞춰야지, 매번 선수에게 룰을 맞춰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밝힌 뒤 50일 넘게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친박계 핵심 인사는 12일 박 전 위원장의 침묵에 대해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 전 위원장이 똑같은 말을 반복해 논란을 키울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현재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등 비박(非朴) 주자들의 요구를 수용할 의사가 없다는 얘기다. 여기에는 비박 진영의 공세 및 논리에 말려들 빌미와 틈새를 주지 않겠다는 의미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당 일각에선 박 전 위원장의 침묵은 비박 진영에 대한 불만의 표출이라는 시각도 있다. 다른 친박계 인사는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친이계가 요구해 만든 룰을 이제 와서 불리하니까 다시 바꾸자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에둘러 표현한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의 한 측근은 "현재의 룰이 당심과 민심을 적절히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만약 오픈프라이머리가 더 좋다고 판단했다면 불리하더라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의 다른 인사도 "오픈프라이머리를 수용하면 더 크게 이길 것"이라며 "그러나 이는 원칙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박 전 위원장이 2007년 경선 당시 이명박 후보와 룰을 두고 싸우다 양보한 뒤 패배한 것을 거론하며 '경선 트라우마'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또 정치권 관계자는 "친박계는 오픈프라이머리가 도입될 경우 대선 흐름 자체가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을 것"이라며 "완전국민경선제가 실시되면 야당의 새로운 주자가 바람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오픈프라이머리 과정에서 동원 선거 등의 문제점이 드러날 경우 박 전 위원장이 상처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박 전 위원장의 입장에 변화가 없는 만큼 그의 침묵은 당분간 지속될 공산이 크다. 친박계 핵심 의원은 "박 전 위원장이 룰 논란 와중에 경선에 뛰어들 수는 없다"며 "출마 선언을 하더라도 어느 정도 상황이 정리되고 난 뒤에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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