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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유병길 트레이너 "스티로폼 회 뜨기 연습에 또 연습…수산코너 칼잡이 전국 멘토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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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유병길 트레이너 "스티로폼 회 뜨기 연습에 또 연습…수산코너 칼잡이 전국 멘토 됐죠"

입력
2012.06.12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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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대형마트의 수산물 코너. 광어 우럭 등 활어들이 직원들의 능숙한 손길에 의해 자로 잰 듯 일정하게 회로 떠진 뒤 순식간에 포장돼 진열된다. 싱싱하면서도 값도 저렴해 수산물 코너 매출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다. 이런 전국 각 지점별 수산물 코너의 '칼잡이' 직원들에게 회 뜨는 비법을 전하는 고수 중의 고수가 있다. 이마트 고객서비스본부 유병길(42) 트레이너다.

트레이너는 이마트가 지난 2002년 도입한 마트내 식품 코너 조리장인. '수산', '축산', '즉석조리' 분야에서 최고 기술을 가진 직원을 뽑아, 10년 째 전국 144개 지점을 돌며 일반 직원을 대상으로 직무교육을 하고 있다. 현재 이마트 내 트레이너는 모두 4명, 수산 분야는 전국 1,000여명 직원 중 유씨를 포함해 단 2명 뿐이다.

유씨가 처음 칼을 잡은 건 지난 1995년.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관련 회사에 취직했지만 이내 부도가 났다. 당시 25살인 그의 눈에 들어온 건 백화점 수산물 코너. 고향이 충남 예산으로 바다와는 거리가 멀지만 천직을 만난 듯 남들이 3~4년에 배울 일을 1년 만에 익혔다. 그의 능력은 99년 이마트로 이직한 뒤에도 빛을 발했다. 당시 근무하던 경기 산본점 수산물 코너가 전국 최초 월 매출 1억원을 넘기는 성과도 올린 것.

유씨의 칼 솜씨는 속도와 정교함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광어 한마리를 잡아 회를 떠 접시에 담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5분. 일반 직원들이 빨라야 10분 남짓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두 배나 빠르다. 다년간 경험을 통해 씹는 맛이 가장 좋은 두께를 순식간에 찾아낸다. 이어 복어 등 살이 단단한 생선은 0.2~0.3㎝, 연어 참치 같은 부드러운 생선은 1~1.2㎝의 굵기로 일정하게 자른다.

고수의 면모를 갖추는 데는 부단한 노력이 없을 리 없다. 그는 이마트에 취직하기 전 백화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시절부터 매일 밤 스티로폼 박스를 생선 모양으로 잘라 두께와 중량에 맞춰 써는 연습을 했다. 이마트 정직원이 된 뒤에는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냉동생선을 구입해 재료로 썼다. 실제 활어를 놓고 연습한 건 트레이너가 된 뒤부터. 유씨는 "감을 잃지 않으려 휴일마다 회사에 나와 칼과 생선을 다듬었다"고 말했다.

그의 업무는 현장교육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신제품도 개발해야 하고, 1년에 물리적으로 50여개 점포밖에 돌 수 없어, 직원 교육용 매뉴얼도 제작해야 한다. 또 업계 최초 제주도에 직접 물고기를 기르는 '바다목장' 설치를 주도, 품질 관리시스템을 갖춘 것도 그였다.

유씨는 현재 체계적인 직무교육을 하는 사내 직업훈련원을 구상 중이다. "전국 최고라는 자부심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그는 "일본 등 해외에서 통할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식품분야 최고 명장이 돼 직원들도 그런 인재로 키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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