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주식시장에서 포털 다음커뮤니케이션(이하 다음)의 주가는 장 중 한때 12% 넘게 급등했습니다. 김택진(사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다음을 인수할 것이란 소문 때문이었습니다. 원래 M&A 재료가 나오면 주가는 오르기 마련이지요.
다음 인수설은 지난 8일 김 대표가 자신의 지분 14.7%를 넥슨에 매각하면서부터 나왔습니다. 지분매각으로 무려 8,000억원을 확보한 김 대표가 다음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었죠.
이런 소문이 나돌자 이재웅 다음 창업주는 지난 11일 저녁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나라 기자 중 상당수는 소설가로 직업을 바꾸는 것이 좋을 듯하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습니다. 김 대표의 다음 인수 보도는 현실성 없는 소설과 다를 게 없다는 표현이었습니다. 다음 측도 "인수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부인하고 나섰습니다.
사실 다음의 매각설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다음은 기관 보유 비중이 높고 최대주주인 이재웅 창업자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16.33%로 낮은 편이어서 지속적으로 매각 소문이 돌곤 했지요. 특히 인수 대상으로 게임업체인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거론되어 왔죠.
하지만 이번 매각설은 다음 자체보다도 김 대표 쪽의 행보에 더 관심이 쏠린 결과였습니다. 지분을 팔아 손에 쥔 8,000억원의 현금을 대체 어디에 쓸 것이냐를 놓고 이런저런 추측이 난무하는 과정에서 다음 인수설까지 나오게 된 것이지요.
김 대표는 8,000억원의 용처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다음 인수 가능성 외에 ▦모바일과 관련한 창업 ▦부인 윤송이 엔씨소프트 부사장과 함께 부동산 투자 ▦넥슨의 일본 지분 매입 등 온갖 소문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가 8,000억원의 활용계획에 대해 밝힐 의무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이런 종류의 루머는 끊이지 않을 것입니다. 대한민국 벤처스타이고 많은 젊은 이들의 동경을 한 몸에 받았던 만큼, 김 대표가 어떤 형태로든 자신의 미래계획을 밝혔으면 합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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