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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복구 마지막 공정 기와 잇기·단청 공사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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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복구 마지막 공정 기와 잇기·단청 공사 시작

입력
2012.06.12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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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이 불에 탄 지 4년 4개월, 새로 짠 문루 지붕에 기와를 잇는 작업이 10일 시작됐다. 기와를 올리는 것과 나란히 이번 주말쯤 단청 공사도 시작한다. 기와와 단청은 숭례문 복구 공사의 마지막 공정. 기와 잇기는 8월 10일쯤, 단청은 10월 10일쯤 마칠 예정이다. 곧 이어 그동안 공사를 하느라 숭례문을 가렸던 가설 덧집을 벗겨낸다. 11월 초면 갓(기와)을 쓰고 화장(단청)한 새 숭례문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기와 공사는 2층부터 하고 1층으로 내려간다. 12일 문화재청이 공개한 숭례문 복구 공사 현장은 2층 문루 지붕의 기와 잇기가 한창이었다. 지붕에 17cm 두께로 깔린 붉은 보토(기와 밑에 까는 흙) 위에 암키와를 가지런히 이어 놨다. 보토는 진흙 60, 마사토 30, 생석회 10%의 비율로 섞은 것으로, 단열과 습기 조절 기능을 한다. 숭례문 지붕의 보토는 1층과 2층을 합쳐 15톤 트럭으로 약 12대 분량. 그 위에 2만 2,000여 장의 기와를 올린다. 숭례문 복구는 전통 기법대로 한다는 원칙에 따라 공장에서 프레스로 찍은 기와가 아니라 수작업으로 만들어서 전통가마에서 장작 때서 구워낸 기와를 쓴다.

숭례문 기와 잇기는 중요무형문화재 제 121호 번와장(지붕 기와 잇는 장인) 이근복(62)씨가 책임지고 있다. 이씨는 "기와를 더 튼튼하게 잇기 위해 기왓장을 구리선으로 연결해 와정(기와못)으로 고정한다"고 설명하면서, "눈에 보이는 장치는 아니지만 이렇게 하면 지진이 나도 집이 아주 무너지지 않는 한 기와가 쏟아져 내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최근 감사원이 지적해서 문제가 됐던 지붕의 강회다짐층은 시공하지 않는다. 강회다짐은흙에 생석회를 많이 넣어서 돌처럼 딱딱한 시멘트 같은 것으로, 본래 전통 한옥에 없던 것이지만, 1960년대부터 목조 문화재를 보수할 때 보토 위에 많이 시공해왔다. 기와의 품질이 나빠서 겨울이면 얼어 터지는 일이 잦자, 방수 효과가 확실한 강회다짐층을 시공했던 것. 이번 숭례문 복구에 쓰는 전통기와는 품질이 좋아서 강회다짐층이 없어도 된다고 판단했다.

기와 잇기와 병행하는 단청 공사는 중요무형문화재 제 48호 단청장 홍창원(57)씨가 지휘한다. 내부 단청부터 하고 외부 단청으로 넘어간다.

그동안 문화재 보수 공사의 단청이 화학 안료를 쓴 것과 달리 이번에는 천연 안료를 쓴다. 석간주(돌가루 밤색)와 호분(조개갯가루 흰색), 먹(흑색)은 국산이고 청색, 녹색, 주홍색 안료는 국내산이 품질이 안 좋아 수입해서 쓴다. 조선시대에도 단청 안료는 많이 수입해서 썼다.

단청 채색이 착 달라붙도록 나무에 바르는 아교는 일본산을 쓴다. 소가죽을 고아서 만드는 전통 아교는 1980년대 중반 이후 전승이 끊어졌다. 2009년 경주대 안병찬 교수가 단청용 아교를 재현했으나 접착력이 떨어져 쓸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청장 홍씨는 "아교는 일본산이 가장 품질이 좋다"며 "국산 아교가 아니어서 아쉽긴 하지만, 문화재를 가지고 실험을 할 수는 없지 않냐"고 말했다.

기와와 단청 공사까지 마치면 주변 정비와 방재 시설 정도만 남는다. 11월 말이면 이 모든 마무리 작업까지 끝난다. 새 숭례문 옆에 숭례문 전시관을 지으려던 계획은 취소됐다. 대신 서울 성곽을 복원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하려는 서울시 계획의 일부로, 서울시가 앞으로 한양도성박물관(가칭)을 건립할 때 숭례문 전시관 콘텐츠를 포함시킬 계획이다.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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