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자국을 방문하려던 노르웨이 전직 총리에게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2010년 중국 반체제운동가 류샤오보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한 데 따른 외교적 보복 조치로 풀이된다.
12일 AFP통신에 따르면 노르웨이 외교부는 1997~2000년, 2001~2005년 두 차례 총리를 지낸 셸 망네 본데비크(65)의 중국 방문 비자가 거부됐다고 밝혔다. 본데비크 전 총리는 중국에서 열린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에 참석하려고 비자를 신청했으나 중국 정부는 일행 30명 중 유일하게 본데비크 전 총리의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본데비크 전 총리는 “나는 류샤오보의 노벨상 수상 결정 과정에서 아무 역할을 하지 않았지만 그의 수상을 높이 평가하는 발언을 했는데 중국 정부가 그 점을 염두에 둔 것 같다”고 말했다.
2010년 류샤오보의 노벨평화상 수상 이후 경색된 중국과 노르웨이의 관계는 2년이 지난 지금도 회복되지 않은 상태다. 노벨위원회는 노르웨이 정부와 별도로 운영되는 기구이지만, 중국 정부는 항의 차원에서 노르웨이 정부 고위급 인사와의 접촉을 일절 중단해 왔다.
노르웨이 정부는 중국의 비자 발급 거부에 당혹스러운 반응을 나타냈다. 요나스 가르 스퇴레 외무장관은 “노르웨이 전직 총리가 비자 발급을 거부된 전례가 없다”며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 비자 발급이 거부된 노르웨이인이 상당수”라고 말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