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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베네수엘라 대선정국/ 차베스 4選 꿈 복병은 건강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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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베네수엘라 대선정국/ 차베스 4選 꿈 복병은 건강뿐

입력
2012.06.12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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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유력 대선주자들의 후보 등록이 잇따르면서 대선정국이 본격 점화했다. 10월7일 실시되는 베네수엘라 대선의 공식 선거운동은 7월1일 시작하지만, 그 사이 선거관련 행사가 이어질 예정이어서 후보 등록과 함께 선거가 시작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4선을 노리는 우고 차베스(57) 대통령은 11일 후보등록 절차를 대선 출정식처럼 치르며 세를 과시했다. 그는 수도 카라카스에서 무개 트럭을 타고 지지자 수만명의 환호를 받으며 선거관리위원회로 이동해 후보 등록을 했다. 이어 다시 거리로 나와서는 연단에 올라 춤을 추면서 민요를 불렀다.

쿠바에서 수 차례 항암 치료를 받은 차베스는 지지자들에게 "오늘 여기 있다는 사실만으로 신에게 감사한다"며 "지금 나는 여러분들 앞에 다시 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밝히면서 "건강이상설은 적들(상대 진영)의 심리전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증명하겠다는 듯 차베스는 이날 무려 2시간 30분 동안 연설했다.

차베스의 아성에 도전하는 야권 단일후보 엔리케 카프릴레스(39)는 앞서 10일 후보 등록을 마쳤다. 그는 암 투병 중인 차베스를 겨냥, 젊음과 건강을 과시하며 10㎞를 뛰어 선관위로 이동했다. 카프릴레스는 거리로 쏟아져 나온 지지자들에게 "모든 사람의 대통령이 되겠다"며 "일자리를 만들고 범죄와 싸우며 부패를 뿌리뽑겠다"고 다짐했다.

카프릴레스는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전 브라질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모델이라고 공공연히 밝혀 왔다. 태생은 좌파지만 친기업 정책을 표방하며 브라질의 고성장을 이끌어 낸 룰라처럼, 분배와 시장을 결합하겠다는 것이 그의 공약이다. 또 줄기차게 반미 선봉에 섰던 차베스와 달리, "베네수엘라에 도움이 되는 나라와는 생산적인 관계를 재개하겠다"며 유연한 노선을 취하고 있다.

지금까지 선거 판도는 차베스에게 유리하게 흐르고 있다. 장기집권에 대한 염증이 커지고 최근 물가급등으로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여론이 있지만, 석유 수출을 앞세워 각종 포퓰리즘 정책을 실시해 온 차베스의 인기는 여전하다. 5월 여론조사에서 차베스는 43%의 지지율로 27%의 카프릴레스를 크게 앞섰다.

앞으로의 최대 변수는 차베스의 건강 문제가 될 전망이다. 암 투병을 계속하느라 카프릴레스에 비해 수동적인 선거운동을 할 수밖에 없고, 그가 2019년까지인 차기 임기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구심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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