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상금이 경기침체 여파로 63년만에 처음으로 깎인다.
노벨재단은 “올해부터 노벨상 각 부문의 수상자별 상금을 20% 줄여 800만크로나(13억1,600만원)로 책정했다”고 12일 발표했다. 재단은 지난해까지 평화상과 의학ㆍ물리학ㆍ화학ㆍ문학ㆍ경제학 등 총 6개 부문 수상자에 각 1,000만크로나(16억4,000만원)를 지급했다. 상금이 깎인 것은 1949년 15만9,773크로나에서 15만6,290크로나로 삭감된 이후 처음이다. 상금은 그 뒤 꾸준히 상승했고 2001년부터는 10년간 동결됐다.
재단은 “경기침체와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주식과 부동산 등에 투자해온 재단의 기금 운영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스웨덴 중앙은행 총재 출신의 라르스 하이켄스텐 재단 이사장은 “최근 10년간 상금과 시상식에 따른 비용이 출연금 이자와 투자 수익을 초과했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자본잠식을 피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재단은 비용절감을 위해 매년 12월 스웨덴 스톡홀름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여는 시상식 부대비용도 줄이겠다고 밝혔다.
1895년 제정된 노벨상은 스웨덴의 화학자이자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알프레드 노벨(1833~1896)의 유언에 따라 출연금이 기부돼 인류의 발전에 공헌한 각 분야의 인물에 수여해왔다. 1900년 설립 이후 출연금을 관리해온 노벨재단은 주식에 50%, 확정금리부 증권에 20%, 부동산 등 대체상품에 30%를 투자하고 그 수익을 상금으로 썼다.
2010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데일 모텐슨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노벨상은 인생에서 가장 영예로운 상이고 상금은 우발적인 소득일 뿐”이라며 “상금 삭감이 상을 받는 이들의 노력을 퇴색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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