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독일 월드컵은 우크라이나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시절이다. 1991년 구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뒤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8강까지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기 때문이다. 그리고 6년이 지난 뒤 우크라이나가 올해 개최국 자격으로 유럽축구선수권 대회에 처녀 출전하면서 다시 한번 '축구 붐'이 일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축구 열기에 불을 붙이는 윤활유 역할을 했던 건 언제나 간판 스트라이커 앤드리 셰브첸코(36ㆍ디나모 키예프)였다. 그는 2006년 독일 월드컵 16강 진출을 확정 짓는 골을 넣었고, 우크라이나의 8강 진출에도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역사적인 유로 대회의 첫 승을 선물한 주인공도 역시 셰브첸코였다. 축구 팬들의 뇌리 속에서 사라진 지 오래됐고, 6개월 전만 해도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했지만 '우크라이나의 축구 영웅'은 또다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아름다운 부활이다.
셰브첸코는 12일(한국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스웨덴과 유로 2012 D조 1차전에서 혼자 2골을 넣으며 2-1 승리를 주도했다. 2011년 10월 불가리아전 이후 10개월 만에 터진 A매치 득점. 셰브첸코는 A매치 109경기 48골을 기록하고 있다.
또 셰브첸코는 '득점 기계'간 맞대결의 승자가 됐다. 스웨덴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도 선제골을 터트렸지만 머리로만 2골을 성공시킨 셰브첸코의 활약이 더욱 빛났다.
셰브첸코는 후반 10분 역습 상황에서 안드리 야르몰렌코의 크로스를 몸을 던지는 다이빙 헤딩골로 연결해 1-1 균형을 만들었다. 그리고 7분 뒤에는 예브헨 코노프리안카의 크로스를 골문 앞에서 헤딩골로 마무리했다.
기립 박수와 함께 후반 36분 교체된 셰브첸코는 "스무 살이 된 듯한 느낌이다. 우리에게 역사적인 승리"라고 가슴 벅찬 소감을 밝혔다. 무릎인대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했던 그는 "여기까지 오는데 많은 문제가 있었다. 긴 여정처럼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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