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인천 경제자유구역은 아파트 경매구역?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인천 경제자유구역은 아파트 경매구역?

입력
2012.06.12 08:52
0 0

‘인천경제자유구역은 경매자주구역인가.’

송도 국제도시와 영종 하늘도시 등 세계적인 국제도시를 목표로 조성 중인 인천 경제자유구역 내 아파트의 경매 물건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당초 계획했던 각종 개발사업 좌초로 이곳 아파트 값이 폭락하면서 심지어 한 단지의 3분의 1이 무더기로 경매에 나오는 경우마저 생기고 있다.

12일 부동산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이 2009년 이후 인천 경제자유구역의 3개 지구(송도ㆍ청라ㆍ영종지구) 아파트 경매 건수를 조사한 결과 이 지역 아파트 경매건수는 2009년 44건에서 2011년 215건으로 5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도 5월 현재 이미 100건을 넘어서 경매물량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지구별로 살펴보면 동북아 물류허브 및 국제비즈니스 도시를 꿈꾸며 2003년부터 조성에 들어간 영종지구는 2009년 경매건수가 15건에서 ▦2010년 30건 ▦2011년 120건 ▦2112년 5월까지 58건 등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영종어울림2차 아파트의 경우 전체가구(160가구)의 3분의 1인 45건이 2010년부터 현재까지 경매에 나왔다. 송도지구도 2009년 29건에 불과했으나 2011년 95건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송도지구는 한집이 두 번 이상 경매 부쳐진 사례도 6건이나 된다. 청라지구는 2011년에 입주가 돼 아직은 경매로 나온 아파트는 없다.

낙찰가율 역시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영종지구는 2009년 81.4%에서 올해 24%포인트 떨어진 57.4%를 기록했다. 인천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73%),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75%) 보다 크게 낮으며, 전국 대비 최저 수준이다. 앞으로 진행 예정인 물건 가운데도 경매가가 감정가의 절반 이하로 떨어진 물건이 대거 포함돼 있어 낙찰가율 하락은 계속될 전망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아파트 폭락은 기반시설이 제대로 조성되지 않은 채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데다가, 당초 예정된 각종 문화·편의시설이 잇따라 취소되면서 입주를 포기한 매물이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달부터 8,800여가구가 순차적으로 입주를 시작하는 영종 하늘도시의 경우 약속했던 제3연륙교, 제2공항철도, 영종브로드웨이 등 이 사실상 좌초됐고, 현재까지도 학교, 도로 등 기반ㆍ편의시설이 갖춰지지 않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 관계자는 “상업용지를 분양한 자금으로 기반시설을 건설하려고 했지만 부동산 침체로 용지가 팔리지 않아 당초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설명했다.

분양 당시 무리한 대출로 아파트를 사들인 경우가 많다는 점도 경매 물건이 속출하는 원인 중 하나라는 분석도 있다. 하유정 지지옥션 연구원은 “자유구역 내 신도시 상당수가 부동산 경기가 좋았을 당시 분양했던 물량이라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며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거래부진이 경매로 이어지고 경매 급증이 거래를 실종시키는 악순환 고리가 형성돼 이 지역 아파트 거래는 당분간 정상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