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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캠퍼스로 파고든 성형 판촉 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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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캠퍼스로 파고든 성형 판촉 부스

입력
2012.06.1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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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 열풍이 대학 캠퍼스 안까지 파고 들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8일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에서는 강남의 한 성형외과 병원 판촉 행사가 한창이었다. 홍보용 플래카드에는 '숙명여대 총학생회 제휴 성형외과'라는 문구와 함께 이 학교 학생 및 교직원들에 최대 66%의 할인 혜택을 준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파격적인 가격 할인이 눈길을 끈 덕인지 더운 날씨에도 부스에는 상담을 기다리는 학생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한 직원은 부스를 방문한 학생에게 "입사 면접 때 좋은 인상을 받을 수 있게 젊었을 때부터 관리가 필요하다"며 "본격 상담에 앞서 성향을 파악하기 위한 설문지"라며 종이를 내밀었다. 설문 항목에는 면접 볼 때 외모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이 직원은 "얼굴 성형 외에 지방이식 등 전신 성형이나 간단히 주사를 맞는 시술도 가능하다"면서 "사각 턱을 갸름하게 만들어주는 60만 원짜리 보톡스 시술을 20만원에, 72만원 피부관리 코스를 25만원에 할인해 준다"고 설명했다.

상담을 받은 이모(27ㆍ가정학과)씨는 "취업 준비하면서 외모 콤플렉스가 있었는데 그 점을 잘 파고 드는 것 같아 귀가 솔깃하더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모(25ㆍ컴퓨터과학과)씨는 "취업 준비 중인 열악한 학생들의 처우를 장삿속으로 이용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성형외과의 이러한 교내 판촉활동이 총학생회를 등에 업고 이뤄져 뒷말이 나오자 11일 돌연 행사를 접었다. 지난 주 시작한 교내 성형외과 판촉활동은 원래 내달 말까지 진행할 예정이었다. 이 대학 총학생회 관계자는"여러 성형외과 병원에서 우대 혜택을 제시하면서 제휴를 맺자고 제안을 해 오고 있다"며 "학생 복지 차원에서 도움이 될 것 같아 홍보 장소를 빌려줬으나 성형을 장려하는 듯한 인상을 줄 우려가 있어 행사를 취소하게 됐다"고 말했다. 숙명여대 측도 "총학생회와 논의 끝에 대학 캠퍼스 내에서 하기에는 부적절한 이벤트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 성형외과는 숙명여대뿐 아니라 수도권의 또 다른 대학에서도 같은 내용의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상진 서강대 교수(사회학)는 "요즘 학생들은 성형을 자기 계발의 한 단면으로 여기는 것 같다"며 "외모 지상주의에 빠진 우리 사회 탓이 크다"고 말했다.

채희선기자 hschae@hk.co.kr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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