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여 강공 노선을 예고했던 이해찬 민주통합당 신임 대표가 11일 첫 행보로 '민생 챙기기'와 '당내 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려 했다. 대여 공세 일변도에서 한 템포 숨을 돌리는 속도 조절과 유화 제스처에 나선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경제가 하반기로 갈수록 어려워질 것 같다"며 새누리당에 '여야정 경제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야가 힘을 합쳐서 내수경기를 진작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 될 것 같다"며 민생 경제를 위해 새누리당에 협조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6ㆍ9 전당대회 전후에 연일 대여 강성 발언을 쏟아내던 모습과 비교하면 사뭇 어조가 달라진 것을 알 수 있다. 이 대표는 9일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박근혜 새누리당의 매카시즘에 단호히 맞서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서는 "패악무도한 현 정권을 이제 끝장내야 한다" 고 여권을 맹비난했다.
그랬던 이 대표가 이처럼 속도를 조절하고 나선 데에는 대외적 이미지와 당내 화합 등을 고려한 측면이 강하다. 경선과 관련해 당내 일부의 반목이 남아 있는 만큼 무엇보다 안정감 있는 리더십 발휘가 요구되는 데다 대외적으로도 이 대표의 강경한 이미지 고착은 자칫 중도층에 거부감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 대표는 이날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 10년간 경제 정책에 대해 열린 자세로 야당과 공동 협의체를 운영했다"며 "19대 국회 들어서는 여당의 자세로 국민경제를 챙기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이날 상임고문단과 오찬 모임을 가진 데 이어 선수(選數) 별로 의원들과의 오찬 및 만찬 모임을 이어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대표의 스킨십 강화 노력은 독선적 성격이란 지적을 적잖이 받고 있는 데 대한 대응책이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가 끝난 직후 "소통이 안 돼서 고생을 많이 했다. 소통이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대표의 한 측근은 "맞설 때는 강하게 맞서 싸우는 강골이면서도 민생 현안에 대해서는 풍부한 국정 경험을 바탕으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는 윤호중 사무총장과 이용섭 정책위의장을 유임시키고 대표비서실장에 김태년 의원을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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