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통합진보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신당권파와 구당권파간 사활을 건 당권 경쟁이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다.
신당권파는 당권 사수를 통해 당내 주도권을 계속 장악해갈 태세이고 구당권파는 이석기 김재연 의원에 대한 제명 결정 등을 뒤집기 위해 당권 탈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 양대 세력은 유력 정치인을 당 대표 후보로 옹립한 뒤 중립적인 세력을 끌어안아 당권을 차지하겠다는 생각이다.
먼저 신당권파에서는 진보신당 탈당파로 새진보정치연대 출신인 노회찬 심상정 의원을 대표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노 의원은 전ㆍ현직 지도부에 속하지 않아 비례대표 부정경선 사태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때문에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당 안팎의 고른 지지를 받고 있다는 평이다.
하지만 '삼성 X파일' 사건에 연루돼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ㆍ자격정지 1년을 선고 받아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점이 걸림돌이다.
주변으로부터 당 대표 출마 권유를 받고 있는 심 의원은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지만 출마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는 눈치다. 다만 전직 공동대표라는 점에서 비례대표 경선 부실 관리의 책임이 일정 부분 있다는 점에서 고민하고 있다.
이에 새진보정치연대 출신 인사들은 13일 회동을 갖고 후보 추대를 위한 내부 정리를 마무리한 뒤 연대 중인 국민참여당계와 인천연합 등과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두 의원 외에는 당 혁신 작업을 이끌고 있는 강기갑 혁신비대위원장의 출마 가능성도 있다.
구당권파에선 오병윤 의원이 일찌감치 대표 후보로 부상한 상태다. 하지만 혁신비대위에 맞서 당원비대위를 지휘하고 있는 오 의원이 당 대표까지 맡을 경우 비판 여론이 거세질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구당권파는 당권 탈환을 위해 비교적 중립적인 부산ㆍ울산ㆍ경남연합과의 연대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강병기 전 경남 정무부지사와 민병렬 부산시당위원장 등을 후보로 내세우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다.
이런 와중에 신ㆍ구당권파의 신경전도 점점 가열되고 있다. 혁신비대위 이정미 대변인은 이날 "그간 '당원비대위'란 명칭을 사용하지 말고 별도의 브리핑을 중단하라고 요구해 왔다"며 "16일까지 답변을 주지 않으면 당의 절차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당원비대위 김미희 대변인은 "혁신비대위는 당내 표현과 결사의 자유를 억압해 일방적 독주를 하고자 한다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며 "당직 선거를 공정하게 진행해야 하는 본연의 임무에 집중해 달라"고 반박하는 등 당권을 향한 양대 세력의 힘겨루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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