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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황우여는 박근혜 캠프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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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황우여는 박근혜 캠프로 가라"

입력
2012.06.11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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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지도부가 11일 대선 후보 경선관리위원회 출범을 강행하자 비박(非朴) 진영 대선주자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경선관리위는 경선 일정 등을 결정하고 관리하는 실무 기구에 그치는 만큼 현행 경선 룰을 큰 틀에서 유지하겠다는 것이 지도부의 속내다.

이에 따라 '경선 룰을 바꾸기 전엔 경선 후보 등록을 보이콧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는 비박 진영 대선주자들과 '당헌ㆍ당규에 규정된 일정과 룰에 맞춰 경선 절차에 속도를 내겠다'고 버티는 친박계 및 당 지도부 사이의 치킨 게임(한 쪽이 양보하지 않으면 모두 파멸을 맞는 상황)이 시작됐다.

당 최고위원회의는 이날 전북 전주에서 개최한 현장 회의에서 당내 인사 6명과 외부 인사 7명 등 13명으로 구성된 경선관리위 인선안을 의결했다. 하지만 인선 과정에서부터 파열음이 났다. 비박 진영의 심재철 최고위원이 비박 주자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경선관리위를 구성키로 한 것에 항의하는 의미로 자신이 추천한 외부 인사의 인선을 유보하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경선관리위엔 비박 진영 대선주자들의 요구를 적극 대변할 당내 인사가 전혀 포함되지 않아 일방통행 기구가 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위원장은 김수한 전 국회의장이 맡았고, 장윤석 의원은 부위원장에, 신성범 의원은 간사에 임명됐다. 당 관계자는 "친박계 색채가 아주 강한 인사는 배제됐지만 비박 진영을 위해 싸울 사람도 전혀 없다"면서 "경선관리위원들은 대체로 당내 유력 주자인 박 전 위원장 입장을 따라가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초 최고위원회의에선 '경선관리위 내에 룰 논의를 위한 소위원회나 자문기구를 둬 비박 진영이 참여하게 하자'는 방안이 거론됐으나, 친박계가 반대해 무산됐다고 한다. 김영우 대변인은 "비박 주자들의 의견 수렴 방법에 대해서는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비박 주자들은 '당 지도부가 경선관리위 구성을 강행하고 의견 수렴 창구도 만들지 않은 것은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만을 위한 일방적 조치'라고 비난했다. 이재오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황우여 대표는 대표직을 아예 내려 놓고 박 전 위원장의 캠프로 가서 대리인 역할을 하라"고 맹비난했다. 김문수 경기지사 측 김용태 의원은 "박 전 위원장과 당 지도부가 비박 주자들을 향해 '니들이 나가볼 테면 나가 봐라'는 식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분당(分黨)을 촉발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몽준 전 대표 측은 "황우여 대표와 서병수 사무총장 등은 박 전 위원장의 눈치만 보는 충실한 대변인 역할을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꼬집은 뒤 "당내 논의를 거쳐 룰이 결정되지 않으면 세 후보는 등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박 전 위원장은 경선 룰을 절대 바꾸지 않겠다는 것인지, 결국 비박 주자들이 경선에 불참해도 경선을 치르겠다는 것인지 답해 달라"고 촉구했다. 다만 새누리당은 '경선 룰 논란이 어느 정도 정리되기 전엔 후보 등록 절차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정해 당장의 파국은 막게 됐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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