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윈스'가 토니상을 휩쓸었다. 10일(현지 시간) 뉴욕 비컨시어터에서 열린 제66회 토니상에서 뮤지컬 '원스'가 최우수 뮤지컬을 비롯해 극본상(엔다 월시), 연출상(존 티파니), 남우주연상(스티브 카지) 등 8개 부문을 수상했다.
'원스'는 동명의 저예산 아일랜드 영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 이 영화는 국내에서도 개봉돼 흥행에 성공했다. 각각 실연과 이혼의 상처를 가진 아일랜드인 기타리스트와 체코 이민자인 피아니스트가 과거를 극복하고 음악을 통해 새로운 사랑에 눈뜨는 내용이다. 지난해 말 오프브로드웨이(객석 500석 미만 규모의 실험적인 성격의 극장가) 뉴욕시어터워크숍 공연을 거쳐 3월 브로드웨이에 입성했다.
'원스'는 11개 부문의 후보로 이름을 올려 일찌감치 유력한 강자로 떠올랐지만 8개 부문을 휩쓴 것은 다소 의외라는 평가다. 스타 캐스팅과 거대 자본의 힘에 의존하지 않고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앞세운 브로드웨이 비주류 뮤지컬이기 때문이다. 뮤지컬 작곡가 이지혜씨는 "흔히 브로드웨이라고 하면 화려한 쇼가 강조되는 곳으로만 여기기 쉽지만 작은 보석 같은 작품 '원스'를 과감히 최우수 뮤지컬로 뽑은 것을 보면 다양한 스펙트럼을 존중하는 곳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원스'는 뮤지컬의 핵심인 음악상 부문에서는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영화의 주역 글렌 한사드와 마르게타 이글로바가 작사ㆍ작곡에 직접 참여했지만 상당 부분을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은 'Falling Slowly' 등 영화OST에 기대고 있어서다. 음악상은 1899년 신문 배달 소년들의 파업 실화를 바탕으로 한 디즈니의 신작 뮤지컬 '뉴시스'(Newsies)가 받았다.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알라딘' 등 디즈니 애니메이션 음악을 맡았던 알란 멘켄이 작곡했다.
연극 부문에서는 브루스 노리스의 퓰리처상 수상작을 무대화한 '클라이본 파크'(Clyboune Park)가 최우수 연극상을 받았다. 인종 차별 문제를 다룬 블랙 코미디다. 피터팬이 왜 소년에 머물게 됐는지에 대한 답을 찾는 여정을 그린 '피터 앤 더 스타캐처'(Peter and the Starcatcher)는 남우조연상과 무대디자인, 의상디자인 등 5개 부문을 수상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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