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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제로톱에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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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제로톱에 길을 묻다

입력
2012.06.1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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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톱'은 최근 유행하고 있는 축구 전술 가운데 하나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없는 공격 전술을 의미한다. 포백 수비진 위에 미드필더가 6명 배치돼 끊임 없이 포지션을 바꿔가며 공격을 전개한다. FC 바르셀로나(스페인)가 '제로톱'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팀이다. 리오넬 메시가 최전방 중앙 공격수로 배치되지만 전통적인 개념의 스트라이커와는 전혀 다른 움직임을 보인다.

비센테 델보스케 감독이 이끄는 스페인 축구 대표팀은 11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폴란드 그다니스크 아레나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유로 2012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제로톱'으로 승부를 걸었다.

델보스케 감독은 정통 스트라이커 페르난도 토레스(첼시)와 페르난도 요렌테(빌바오)를 벤치에 앉히는 대신 세스크 파브레가스(25ㆍ바르셀로나)를 4-1-4-1 포메이션의 최전방에 기용했다. 4-6-0에 가까운 전술이다. 스페인의 장점인 미드필드의 조직력을 최대한 살리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스페인 대표팀에는 뛰어난 미드필더가 넘쳐 난다. 파브레가스는 '도우미'는 물론 '해결사'로서도 뛰어난 능력을 지닌 미드필더지만 붙박이로 기용되지는 못한다. 수비형 미드필더의 붙박이는 세르히오 부스케츠(바르셀로나).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바르셀로나)와 다비드 실바(맨체스터 시티)는 좌우 날개를 맡는다. 중앙 미드필더 붙박이는 사비 에르난데스(바르셀로나)와 사비 알론소(레알 마드리드)다. 스페인 대표팀에서 파브레가스는 주로 후반 교체 멤버로 기용됐다. 후안 마타(첼시), 산티 카솔라(말라가)는 출전 기회를 얻기도 어렵다.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들이 차고 넘치는 반면 최전방 화력은 상대적으로 부실하다. 다비드 비야(바르셀로나)는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페르난도 토레스(첼시)는 시즌 막판 살아나기는 했지만 2010년부터 긴 슬럼프를 겪었다. 페르난도 요렌테(빌바오)는 A매치 경험이 부족하다. 그는 월드컵과 유럽선수권 같은 '메이저 대회' 본선에서 골을 터트리지 못했다.

결국 델보스케 감독은 '빗장 수비'로 유명한 이탈리아를 상대로 믿음직하지 못한 최전방 공격수를 기용하는 것보다 파브레가스를 투입해 2선 공격력을 최대한 끌어 올리는 쪽을 선택했다.

스페인의 제로톱 전술은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높은 점유율에도 불구, 스페인은 좀처럼 골을 터트리지 못하며 고전했다. 후반 14분 안토니오 디 나탈레(우디네세)에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그러나 '가짜 원톱'으로 나선 파브레가스가 위기의 스페인을 구해냈다. 후반 18분 다비드 실바의 패스를 문전으로 침투하며 마무리, 동점골을 뽑아냈다.

스페인은 14일 열리는 아일랜드와의 2차전에도 파브레가스가 선발로 나서는 '제로톱'을 가동할 가능성이 높다. 후반 28분 파브레가스와 교체돼 최전방에 나선 토레스는 후반 39분 골키퍼와 일대 일로 맞선 찬스를 놓치는 등 결정적인 두 번의 골 기회를 날려버렸다.

같은 조의 크로아티아와 아일랜드의 1차전에서는 크로아티아가 3-1로 이겼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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