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의 MTS(Mobile Trading Systemㆍ모바일주식거래시스템) 대전(大戰)이 점입가경이다. 스마트폰 주식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걸어 다니는' 투자자 선점은 가뜩이나 신(新)성장동력에 목을 매는 증권사 입장에선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여겨지기 마련. 그러나 고객 유치에만 치중해 정작 투자자 보호는 뒷전이라는 비판도 무성하다.
10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작년 1월 각각 3.1%, 5.71%에 머물렀던 모바일 주식거래대금 비중은 올해 4월 각각 6.92%, 13.74%로 두 배 이상 뛰었다. 4월 스마트폰 주식거래대금은 전달보다 25% 급증하며 20조원 가까이 불었다.
이에 발맞춰 증권사들은 주식거래 애플리케이션(앱)을 속속 내놓는가 하면, 가격 및 서비스 특화에도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선발주자인 미래에셋증권(M-Stock)과 SK증권(주파수)은 1년 수수료 무료 혜택을 내세웠다. 온라인을 주요 영업기반으로 삼는 증권사들의 전략도 비슷하다. 기본에 충실하되 고객에게 현실적인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삼성증권이 MTS에 온라인 음악감상, 골프 부킹, 북 카페 등 다양한 생활문화 정보(mPOP Life)를 탑재하면서 무게추가 서비스 경쟁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최근 창립 50주년을 맞아 MTS를 내놓은 현대증권(Smart able)은 실시간 뉴스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음성정보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증권사들은 각각 "시스템안정, 속도 등 본연의 기능이 중요"(가격 우위), "매년 2~3배의 성장세를 유지하는 MTS는 가격경쟁 대상이 아닌 생활 자체"(서비스 우위)라고 맞서고 있다.
MTS 시장 확대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관련 분쟁도 이어질 전망이다. SK증권은 올해 3월 '시세포착 알림 기능' 특허를 침해했다며 3개 증권사에 지식재산권 안내장을 보냈다. 해당 증권사들은 특허를 받기 전에 관련 서비스를 제공했고, 특정 부분만 고치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MTS의 보안문제와 전산장애는 풀어야 할 숙제다.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달리 보안 관련 강제규정이 없고, 가이드라인만 제시된 상태다. 보안을 강화할수록 편리성이나 속도가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MTS 사용 비중이 늘면서 로그인 지연, 접속오류, 매매도중 끊김 현상 등 전산장애 관련 분쟁(2010년 394건→지난해 459건)도 꾸준히 늘고 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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