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전당대회 결과를 놓고 민심과 당심(黨心)과의 괴리를 극복하기 도입한 모바일투표가 오히려 민심 왜곡의 창구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김영환 의원은 10일 "모발심(모바일투표로 나타난 민심)이 당심과 민심으로 드러난 여론을 꺾고 왜곡시켰다"면서 "경선 민의가 당 대표에 대한 전적인 지지라고 보기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전날 김한길 최고위원이 "당심과 민심이 왜곡된 결과를 우려한다"고 얘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는 이 대표가 전당대회 기간 내내 '이해찬ㆍ박지원 담합론'에 휩싸여 역풍을 맞았던 것과는 다른 결과가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실제 이 대표는 10차례의 지역 경선 중 8차례나 김 최고위원에게 뒤졌고 수도권ㆍ정책대의원 투표에서도 밀렸다. 지난달 28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당 대표 적합도 조사에서도 김 최고위원이 6.4%포인트 앞섰다. 당심과 민심 모두 김 최고위원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하지만 모바일투표 결과는 달랐다. 대의원투표에서 2.9%포인트 뒤졌던 이 대표는 전체 득표의 70%를 반영한 모바일투표에서 2.0%포인트 앞서 결국 0.5%포인트 차이로 신승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선 친노 진영이 모바일투표에 대거 참여해 이 대표를 지지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청 마감일 직전 이틀 동안 전체 선거인단의 66%에 달하는 8만여명이 몰렸는데 이중 친노의 본거지격인 부산지역 신청자가 많았다. 또 '정봉주와 미래권력들'이 이 대표 지지를 선언하면서 소속 회원들이 투표에 적잖이 참여했다. 일각에선 통합진보당 내 국민참여당 계열 당원들까지 선거인단에 조직적으로 참여했다는 주장도 있다.
이와 함께 선거전 막판에 불거진 종북 논란과 색깔론 시비가 이 대표 당선에 플러스 요인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 대표가 연일 강력한 대여 투쟁을 경고하면서 지지층이 결집했다는 설명이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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