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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건설·자원 개발 '목숨을 건 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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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건설·자원 개발 '목숨을 건 비즈니스'

입력
2012.06.1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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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의 니제르 델타 지역. 전체 원유의 90%가 매장된 이 곳 플랜트 기자재 공장 건설현장에 파견된 현대중공업 직원 A씨는 "솔직히 매일 테러공포에 시달린다"고 했다. 이 지역은 반군단체 니제르델타해방운동(MEND)이 석유이권 배분을 요구하며 석유시설 파괴, 외국기업 직원납치 등을 일삼는 사실상의 전쟁 지역이나 다름 없다. 지난 2007년1월엔 한국인 직원 1명이 무장괴한으로부터 총격 피습을 당하기도 했다. A씨는"테러나 납치 가능성이 상존해 있지만 그렇다고 공사를 하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사실상 목숨을 걸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 자원개발 등 우리나라의 해외개발 기술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 특히 다른 선진국들과 달리 오지나 험지도 마다치 않기 때문에 위험한 개발사업일수록 우리나라 기업에 대한 선호도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만큼 테러 납치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아 현지를 누비는 우리나라 종합상사 건설사 공기업 직원들로선 사실상 '목숨을 건 사업'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지난 6일 발생한 페루 헬기 추락 사건의 직접적 원인은 악천후이지만 현지가 고산지대여서 평소에도 헬기사고 가능성이 높았다는 지적이다. 삼성물산, 수자원공사 등 8명의 한국인 직원들도 결국은 이런 위험을 무릅쓰고 수력발전소 후보지역을 헬기로 탐사하다가 사고를 당한 셈이다.

해외개발사업에 나섰다가 피해를 당하는 경우는 한두 번이 아니다. 특히 납치 억류 테러 등도 비일비재하다. 지난 2010년8월 리튬 개발 협의 차 볼리비아를 방문했던 김신종 광물자원공사사장과 일행 10여명은 광물매장지역인 우유니 소금호수 인근에 갔다가 반정부 인사들에게 억류되기도 했다. 앞서 광물자원공사의 한 자원 개발관계자는 지난 2007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백금광을 조사하러 갔다가 무장괴한에 납치됐으며 결국 몸값을 주고 풀려났다. 공사 관계자는 "반정부나 개발반대단체 등에 억류되는 경우도 있지만 단순히 몸값을 노리는 인질범들한테도 종종 표적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 종합상사 관계자는 "지난 2008년 인도 뭄바이에 파견됐었는데 테러범들에 호텔을 점거하면서 24시간 넘게 붙잡혀 있었다"면서 "해외개발 비즈니스에 나서다 보면 생명의 위협을 느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자원이 남아 있는 지역은 대부분 개발이 덜 됐거나 내전 등으로 치안이 불안한 지역이다. 이런 곳을 조사하거나 개발사업에 착수할 경우, 납치나 안전사고 위험은 높을 수 밖에 없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자원이 부족한 우리 입장에서는 위험 지역임을 알고도 뛰어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높은 위험에 비해 안전장치가 취약하다는 점. 나이지리아 니제르 델타 지역에서 일했던 한 관계자는 "선진국 기업 직원들은 비교적 안전한 도시인 아부자나 라고스에 머물면서 현장으로 갈 때도 반군들을 의식해 헬리콥터를 주로 이용한다. 하지만 우리 기업 직원들은 비용문제로 인해 자동차를 타고 이동한다. 그만큼 납치 등 위험이 크다"고 전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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