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의 육군사관학교 생도 '사열' 논란이 거세다. 10일 육사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은 부인 이순자 여사와 손녀, 장세동 전 안기부장, 이학봉 전 보안사 대공처장 등 5공 핵심 인사들과 함께 지난 8일 육사를 방문해 생도 퍼레이드를 참관했다. 이들은 이날 육사발전기금재단이 마련한 '육사발전기금 200억원 달성 기념 행사'에 초청됐다.
논란이 촉발된 것은 전 전 대통령이 이날 사열대 위에서 생도 퍼레이드를 지켜보다 생도들이 앞을 지나며 "우로 봐!" 구호를 외칠 때 거수경례로 답하는 태연한 모습을 취했던 것 때문. 한 종편 채널에 방송된 이 모습을 본 네티즌들은 들끓었다. 트위터 등에는 "내란죄와 반란죄로 실형을 받은 이가 왜 육사 생도들의 사열을 받느냐"는 반응이 폭주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반헌법적 국가관을 가르치고 행사에 군사반란세력을 초청한 일과 관련해 육사 학교장을 해임조치하고 국방장관이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현 육사발전기금재단 이사장은 전 전 대통령 측근인 김진영 전 육군참모총장으로, 그는 8일 행사에 전 전 대통령 등 5공 주역들을 500만원 이상 기금 출연자 자격으로 초청했다. 전 전 대통령은 1994년 1월부터 현재까지 1,000만원을 육사 발전기금에 내 1,000만~5,000만원 출연자 분류인 '불암공로' 명단에 올랐다. 그가 "내 전 재산이 29만원"이라는 주장을 한 것은 2003년이다. 전 전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서도 건배 제의를 하는 등 분위기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육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매주 금요일 생도들의 연병장 퍼레이드를 시민에 공개하는데, 이날 행사는 육사발전기금재단 초청자 160명 등400명이 같이 봤다"며 "퍼레이드의 임석상관은 육사 교장으로, 별도의 인사(전 전 대통령)가 생도들을 사열했다는 것은 오해"라고 해명했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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