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인 이만우(62) 고려대 교수(경제학)가 올해 1학기에 맡은 2개 강의를 정해진 일정보다 한 달 가까이 단축 운영한 데 대해 학생들이 '수업권 침해'라며 반발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고려대와 고려대 정경대 학생회에 따르면 이번 학기 '재정학'과 '미시경제학' 강의를 맡은 이 교수는 당초 학사 일정보다 1주일 늦은 3월 셋째 주에 개강했다. 이 교수는 이어 5월 중순에는 임플란트 시술을 이유로 1주일 휴강했고, 국회 개원 직전인 지난달 말에 전체 학사 일정보다 2주 정도 빨리 강의를 마치는 등 16주의 학사 일정 중 4주 동안 수업을 하지 않았다.
정경대 학생회 측은 이에 대해 "국회의원 출마에 따른 학생들의 수업권 침해"라는 내용으로 지난달 말 학사 일정 축소에 대해 이 교수에게 공개 질의를 했고, 이 교수는 지난 7일 "정해진 진도를 모두 나갔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하지만 학생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가시지 않고 있다. 정경대 학생회 관계자는 "학생에 대한 배려 없이 일방적으로 수업을 운영했으면서도 책임있는 해명을 하지 않아 향후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 교수처럼 의정활동 준비 등 정치적 이유로 강의를 소홀히 하는 교수들에 대해 학교 측이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항의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진도를 빠르게 나가고 과제를 많이 내 부족한 수업 일수를 벌충하겠다고 학생들에게 학기 초에 미리 알렸다"며 "지난 1일 국회 개원과 함께 휴직계를 냈지만 기말고사 성적 관련 업무 등 일정을 잘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경대 학생회 측은 "이 교수가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은 3월에도 정상적 수업 진행에 대한 우려를 전달해 '차질 없이 하겠다'는 답변을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정치활동을 하는 교수가 교육자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동안 비싼 등록금을 내고 수업조차 안정적으로 들을 수 없는 학생들의 권리는 누가 보장해 주느냐"고 반발했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