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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호 "내가 '중동킬러'… 박주영은 잊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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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호 "내가 '중동킬러'… 박주영은 잊어라"

입력
2012.06.10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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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27ㆍ아스널)의 공백과 지동원(21ㆍ선덜랜드)의 부진을 더 이상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근호(27ㆍ울산)는 카타르와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A조 1차전 원정에서 '진정한 중동 킬러'임을 확인시켰다. 다음 목표는 레바논. 12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2차전 홈 경기에서 7개월 전 원정에서 당한 충격 패의 설욕을 노린다.

지난해 11월 레바논과의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 5차전 원정 경기에서 이근호는 박주영의 그늘에서 벗어날 기회를 잡았다. 경고 누적으로 박주영이 빠진 가운데 이근호는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골을 넣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은 1-2로 졌고, '레바논 쇼크'는 조광래 감독의 경질로 이어졌다.

이근호는 레바논전의 한풀이에 나선다. 지난해 9월 한국은 경기도 고양에서 열린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 1차전에서 박주영의 해트트릭으로 6-0 대승을 거뒀다. 바통을 이근호가 이어받을 차례다. 그는 A매치 13골 가운데 10골을 중동 팀을 상대로 터트린 중동 킬러다. 지난 2월 쿠웨이트와의 홈 경기에서도 쐐기 골을 터트렸다.

이근호는 박주영과 동갑내기로 청소년 대표팀부터 올림픽 대표팀, A대표팀에 이르기까지 한솥밥을 먹었다. 그러나 늘 박주영의 그늘에 가려 있었다. 2005년 네덜란드 청소년 월드컵(20세 이하) 본선에서 단 1경기도 나가지 못했다.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에서도 스포트라이트는 박주영에 집중됐다. 2010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 본선에서 박주영은 붙박이 공격수로 활약했지만 이근호는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했다. '조광래호'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 박주영이 붙박이로 기용된 반면 이근호는 완벽한 신임을 얻지 못했다.

이근호는 10일 오전 카타르 도하 알사드경기장에서 열린 카타르전에 4-2-3-1 포메이션의 오른쪽 날개로 나서 두 골을 뽑아내 4-1 대승을 이끌었다. 이근호는 0-1로 뒤진 전반 25분 김보경(23ㆍ세레소 오사카)의 크로스를 가볍게 헤딩슛,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며 분위기를 반전시켰고 3-1로 앞선 후반 34분에는 기성용(23ㆍ셀틱)의 코너킥을 헤딩으로 마무리, 쐐기골을 작렬했다.

한국은 이로써 8년 연속 월드컵 본선으로 가는 최종 관문의 첫 번째 난관을 넘어섰다. 레바논전에서 승점 3점을 추가하면 브라질을 향한 '최강희호'의 항해는 안정세로 접어든다.

최종 예선 1, 2차전에 앞선 '최강희호'의 최대 고민은 박주영의 부재였다. 최강희 대표팀 감독은 병역 기피 논란을 일으켰던 그가 대표팀에 합류하기를 바랐지만 실현되지 못했다. 지난달 31일 스페인과의 친선 경기에서 지동원이 '박주영 대안'으로 테스트를 받았지만 만족스럽지 못했다. 최 감독의 이 같은 고민을 이근호가 풀었다. '절친'의 빈 자리를 완벽하게 메운 것.

이근호가 레바논전에서도 좋은 흐름을 이어간다면 박주영의 복귀 여부와 상관 없이 '최강희호'의 붙박이로 자리를 굳힐 전망이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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