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의 연체율이 2%대를 돌파했다. 2%대 기록은 2009년 4분기(2.23%) 이후 처음이다. 앞서 은행권 가계대출 연체율이 4년여 만에 최고치(0.89%)를 나타낸 것과 더불어 서민 경제가 갈수록 악화하는 신호로 풀이된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국내 7개 전업카드사의 전체채권(부동산채권 등 포함) 대비 연체율은 2.09%로 작년 말(1.91%)에 비해 0.18%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신용카드판매와 카드론 등 카드채권 연체율(1.74%)은 작년 동기(1.40%) 대비 0.34%포인트나 치솟았다.
금감원은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연체채권의 3배인 4조3,000억원에 달하는 등 전체적인 경영 상태는 양호하다”며 당장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저소득층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의 연체율이 계속 상승하는데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 작년 1분기 2.25% 수준이던 카드대출 연체율은 올해 1분기(2.91%)까지 4분기 연속 상승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카드대출의 주요 고객층은 서민과 저신용자”라며 “유로존 위기 여파로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 연체율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카드사의 수익성도 크게 악화했다. 올해 1분기 전업카드사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7,802억원으로 작년 동기(4,664억원)보다 3,138억원(67.3%) 급증했지만, 이 중에는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주식 매각이익(4,394억원)이 포함됐다. 특별이익을 제외하면 오히려 전년 동기보다 1,256억원(26.9%) 감소한 셈이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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