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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실종 부장은 비운의 농구스타 김현준 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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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실종 부장은 비운의 농구스타 김현준 동생…"

입력
2012.06.0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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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페루 남부지역에서 헬리콥터를 타고 가다 실종된 한국인 8명 중에는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1980년대 농구스타 고(故) 김현준 삼성썬더스 농구단 코치의 친동생이 포함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8일 삼성물산에 따르면, 삼성물산에서 발전, 수자원, 에너지,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 민자 사업의 영업을 총괄하는 김효준(48) 부장은 1999년 12월 1일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김 코치의 유일한 형제다.

1980년대 '전자슈터'로 명성을 날린 김 코치는 택시를 타고 출근하던 중 중앙선을 넘어 달리던 차와 정면충돌, 당시 39세의 젊은 나이로 짧은 생을 마감했다. 페루에서 실종된 김 부장은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삼성썬더스가 농구 유망주를 후원하는 '김현준 장학금' 행사를 마련하자 행사 때마다 참석해, 직접 장학금을 전달하는 등 형의 뜻을 잇기 위해 노력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장의 실종소식을 접한 이성훈 삼성썬더스 단장은 8일 "형 대신 장남 역할을 훌륭히 해냈던 책임감이 강했던 분이다. 김 코치의 사망 이후 다른 가족들은 농구장을 찾지 않았지만 동생은 형의 뜻을 받들어야 한다며 쉽지 않은 걸음을 해줬다"며 무사귀환을 기원했다. 게다가 지난해 아버지까지 세상을 떠나고 나서 김 부장은 사실상 가장 역할을 해 왔던 것으로 전해져 가족들의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가족들은 이미 큰 어려움을 겪어 특히 더 힘들어 하는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꼭 살아 돌아 올 것이라는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토목공학과를 나와 1990년 삼성물산에 입사한 김 부장은 줄곧 SOC 영업을 맡아 온 전문가이다.

특히 이번 실종자들은 페루 정부가 발주한 수력발전소 현지 답사를 위해 떠났던 터라 해당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 여럿 포함돼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서영엔지니어링 임해욱(56) 전무와 한국종합기술의 전효정(48) 상무는 토목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에게만 주어지는'수자원기술사' 자격증을 지녔다. 서영엔지니어링 최영환(49) 전무 역시 '도로 및 공항 기술사'로서 관련 설계 경험이 20년 넘는 베테랑으로 꼽힌다. 서영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회사를 이끌다시피 한 두 분이 한꺼번에 실종돼 회사나 가족들 모두가 충격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수자원공사(K-Water)는 대전 본사에 비상대책본부를 꾸리고, 김영진 해외사업처장 등 대응팀을 페루로 급파했다. 삼성물산도 페루 현지 파트너사인 'ACRES'사와 수시로 연락을 취하며 페루에서 가까운 브라질법인장과 미국 법인 직원들을 현지에 파견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현지 수색 작업 상황 등을 보고 가족들이 현지에 가길 바랄 경우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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