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에이스 김광현(24)은 왼 어깨 부상 탓에 오랜 재활 기간을 보냈다. 지난해 10월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등판 이후 개점 휴업했다. 하루 빨리 마운드에 오르고 싶었지만 서두르지 않았다. 몸 상태를 완벽히 회복하는 게 우선이었다.
긴 재활을 마친 김광현은 지난 2일 마침내 인천 KIA전을 통해 1군 복귀전을 치렀다.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그러나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시즌 첫 승을 따냈다. 356일만에 거둔 소중한 선발승이었다.
김광현은 5일 휴식 후 8일 인천 삼성전에 두 번째 선발 등판했다. 1회 출발은 불안했지만 5이닝 3안타(1홈런) 5볼넷 5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5-1로 이겨 김광현은 시즌 2승째를 따냈다. 총 86개를 던졌고, 직구 최고 시속은 148km까지 나왔다.
이날 김광현의 2승 원동력은 위기관리 능력과 행운, 타선 지원 등 3박자가 잘 맞았기 때문이다. 김광현은 1회 2번 조동찬에게 134km짜리 몸 쪽 높은 슬라이더를 던지다 솔로 홈런을 맞았다. 또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다. 그러나 빼어난 위기 관리 능력으로 직구와 슬라이더를 앞세워 추가 실점하지 않았다.
행운도 따랐다. SK는 5회 무사 만루 기회에서 상대 투수 이우선의 폭투로 2명의 주자가 홈을 밟아 단숨에 전세를 뒤집었다. 이어 4번 이호준이 왼쪽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날렸다. 6회에는 팀의 주장인 6번 박정권이 우월 솔로 아치를 그려내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타선의 지원 속에 김광현은 마음 편히 경기를 지켜봤다.
관심을 모았던 '국민 타자' 이승엽과의 첫 대결에서도 완승을 거뒀다. 김광현은 1회 이승엽을 중견수 뜬 공으로 처리했고, 4회에는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김광현이 5회 마운드에서 내려오면서 더 이상의 맞대결은 펼쳐지지 않았다.
김광현은 "팀이 이겨서 기분이 좋고, 도움을 준 수비수들과 포수 정상호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아직 100% 만족하지 않지만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만수 SK 감독은 "김광현의 복귀가 팀에 큰 힘이 되고 있다"며 기뻐했다.
SK는 이날 승리로 27승1무20패를 기록해 단독 선두를 굳게 지켰다. 반면 삼성은 24승1무25패로 다시 5할 승률 밑으로 떨어졌다.
한편 잠실 LG-두산, 부산 롯데-KIA, 대전 한화-넥센 경기는 우천 순연됐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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