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최시중(75)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박영준(52)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8일 나란히 법정에 섰다.
최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정선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 병원복 차림으로 휠체어를 타고 출석했다. 지난달 23일 심혈관질환 수술을 받은 최 전 위원장은 "안 나와도 된다는데 왜 나왔나, 몸은 어떠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수술 뒤 회복되는 단계이지만 몸에 힘이 없어 음식물 씹기가 힘들다, 퇴원은 다음주에 주치의와 상의해봐야 한다"고 힘겹게 대답했다.
최 전 위원장이 힘들어하는 기색이 역력하자 변호인이 공소사실에 대한 최 전 위원장의 입장을 밝혔다. 변호인은 최 전 위원장이 파이시티 인허가 청탁 명목으로 8억원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 "6억원을 받았지만 알선의 대가는 아니었고, 나머지 2억원은 아예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법정에 나온 박 전 차관은 여전히 힘있는 목소리로 무죄를 주장했다. 박 전 차관은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변호인의 말이 끝나자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라며 재판부에 적극적으로 의사를 전달했다. 박 전 차관은 지난 5일 1억6,000여만원 수수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의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재판부는 최 전 위원장과 박 전 차관이 공범 관계에 있지 않은 점을 감안, 변호인 동의 하에 두 사람에 대한 사건을 따로 분리해 심리하기로 결정했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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