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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위기 반전되나/ 中도 나섰지만…"응급실 환자, 링거 꽂는다고 완쾌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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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위기 반전되나/ 中도 나섰지만…"응급실 환자, 링거 꽂는다고 완쾌되지 않아"

입력
2012.06.08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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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중국, 유럽 등 세계 3대 경제권(G3)이 잇따라 경기부양 가능성을 시사하거나 행동에 나서면서 악화일로의 세계 경제가 반전의 계기를 맞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하지만 이미 기초체력이 바닥난 상황이어서 큰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응급실에 누운 환자에게 링거 꼽는다고 완쾌를 바라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가장 강력한 부양 신호는 중국에서 나왔다. 7일 중국 인민은행은 2008년 말 이후 3년6개월 간 3.5%로 묶여있던 기준금리(1년 만기 예금금리)를 0.25%포인트 깜짝 인하했다. 올 들어 세 차례에 걸친 지급준비율 인하가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그간 “대규모 부양책은 없다”던 입장에서 벗어나 과감한 행동에 나선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추가적인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유럽도 추가 부양책 준비 모드에 돌입했다. 당장 시장이 기대했던 ‘구체적인 액션’은 없었지만,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7일 “금융불안이 심화할 경우 금융시스템과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고, 앞서 유럽중앙은행(ECB)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6일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 “ECB는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예고’ 성격의 시그널을 보냈다. 시장은 Fed가 조만간 3차 양적완화(QE3)를, ECB는 금리 인하와 장기국채 매입 재개조치 등을 시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조치가 가져올 경기부양 효과에 대한 전문가들의 기대수준은 낮은 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워낙 많은 돈을 쏟아부어 여력이 별로 없는데다, 부양책 자체의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아 공격적으로 나서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 경기부양 여력만 놓고 보면 중국이 가장 앞선다. 아직 재정적 여유가 있는데다 부양조치를 통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내수를 살린다는 명분도 있다. 중국은 미국, 유럽과 달리 정치적 결정구조도 단순해 위기대책 추진 과정의 이른바 ‘정치 리스크’도 덜한 편이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금리 인하와 재정투입 등 통화ㆍ재정 수단 여력이 강력하다는 점에서 중국이 세계 경제의 마지막 남은 돌파구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과 유럽은 사실상 재정투입 여력이 바닥난 상태다. 이준상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미국은 이미 통과된 긴축법안에 따라 추가 재정투입이 어려운 상태고, 유럽은 유일하게 여력이 있는 독일의 결정에 달렸는데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그나마 가능한 통화 측면의 유동성 공급수단 역시 실효성을 의심받고 있다. 미국의 1ㆍ2차 양적완화는 단기적 효과에 그쳤을 뿐, 장기적으로 실물경제를 살리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통화동맹으로 묶인 유럽 또한 인플레 악화에 민감해 돈 풀기 정책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G3가 모두 나름의 행동에 나선다 해도 효과는 단기적일 거라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현재 거론되는 거시 측면의 부양책이 모두 시행된다 해도 단기적 심리안정을 통한 시간벌기 효과는 몰라도 세계 경제의 체질 개선까지 이끌어 내기엔 한계가 뚜렷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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