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농어촌은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3월 한미 FTA 발효로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관세가 단계적으로 폐지되고, 한중 FTA 논의도 본격화하는 등 수 년 안에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돼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게다가 빈발하는 기상이변도 농어민의 시름을 깊게 한다.
그만큼 한국농어촌공사와 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두 공기업 사장은 농어촌의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고, 공격적인 해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는 등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농어촌공사 'FTA위기, 수출이 해답'
박재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은 "농어촌의 미래를 선도하는 글로벌 최고 공기업 도약"을 비전으로 천명했다. 이를 위한 세부실천 과제로 ▦FTA 대응 농어촌 경제 활성화 ▦기후변화 대응 생산기반 정비 ▦어촌개발방향 모색과 특화발전모델 개발 등 세부 실천과제를 선정해 추진하고 있다.
특히 한미 FTA로 변화된 환경에 선제대응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융ㆍ복합형 농식품 수출전문단지를 경기 화성시 화옹간척지에 짓고 있다. 올 연말 15㏊ 규모의 첨단 유리온실 시범단지가 문을 열면 연간 7,000톤, 186억원 상당의 토마토를 키워 수출할 계획이다. 이 단지는 지열을 이용 냉난방비를 70%까지 절감해 연중 값싸고 질 좋은 작물을 생산할 수 있다.
또한 FTA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축산 분야를 위해 간척지를 사료 재배지로 활용하고 있다. 현재까지 2,000㏊의 간척지를 조사료 재배 농지로 농업인들에게 5년간 무상 임대해 축산 농가의 생산비 절감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급격한 기후변화에 대응해 집중호우에도 버틸 수 있도록 수리시설의 기능을 강화하는 동시에 농업기반시설의 종합 재정비에도 나섰다. 둑을 높이는 등 배수장과 배수로 설계기준을 강화해 4월부터 시행 중이고, 하천으로 이어지는 지류ㆍ지천에 수량 확보를 위한 저수지를 개발하고 있다.
박 사장은 "FTA에 어떻게 대응하는가는 우리 농어업의 미래가 달린 매우 중요한 과제"라면서 "세계시장에 맞서기 위해 수출농업 육성이 매우 중요한 만큼 단순한 보상보다는 농업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다양한 지원책을 지속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농식품유통공사 수출 100억불 목표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은 ▦선제적 수급관리기능 강화 ▦농식품 수출 100억달러 달성 ▦식품산업 육성을 위한 종합지원체계 구축을 올해 3대 핵심과제로 삼았다.
수급관리 강화는 기후변화로 인한 곡물 수급의 불확실성 증가로 식량자원 확보를 위한 국가간 경쟁이 심화하는 데다 물가불안 해소를 통한 서민경제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김 사장은 미국 등에 현지법인을 세워 곡물을 확보, 가공해 국내로 들여오는 '국가곡물조달시스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현재는 미국 시카고 한 곳뿐이지만 브라질, 우크라이나 등 수입선을 다변화할 방침이다. 또한 국내에서는 사이버거래소를 통한 직거래 확대 등 유통구조 개선으로 농가소득 증대와 서민물가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복안을 세웠다.
올 들어 기존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로 전환하며 식품 유통기능을 추가한 만큼 식품도 중점 육성 대상이다. 특히 중국, 아세안 등 신흥국의 성장과 한류 확산을 기회로 삼아 농수산식품 수출액을 77억달러에서 100억달러로 30% 가량 늘릴 계획이다. 실제로 4월 말까지 일본 수출은 작년 동기대비 31.6%, 중국과 아세안은 14% 이상 증가했다. 아울러 한식 세계화를 위해 식품 및 외식산업 육성 종합지원체계도 구축했다.
김 사장은 "농어업인에게는 땀 흘린 보람을, 소비자에게는 신선한 만족을, 국민 여러분에게는 무한한 신뢰와 행복을 제공할 수 있도록 공사 임직원들과 함께 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