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살리기 사업, 경인아라뱃길, 세종시ㆍ혁신도시 건설, 보금자리주택….'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인 국책사업이다. 이들 사업을 실제 실행한 곳이 국토해양부 산하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수자원공사다. 현 정부의 핵심사업을 추진해 가장 바쁜 곳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가장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상황이 녹록하지 않을 때 리더십이 발하는 법. 두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는 난관을 혁신의 기회로 활용,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았다.
LH, 임대주택의 새 모델 제시 포부
LH는 2009년 10월 1일 이지송 사장을 수장으로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를 통합하며 출범했다. 당시 LH는 100조원이 넘는 엄청난 부채를 안고 있었다. 하지만 2년 반만이 올해 경영 정상화에 성공했다. LH는 지난해 공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당기 순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8,000억원의 자금수지 흑자를 실현하는 등 빠르게 우량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여기에는 '이지송식 개혁'이 있었다. 이 사장은 취임과 함께 '사명 빼고 다 바꾼다'는 캐치플레이즈와 함께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했다.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재무개선특별위원회는 부채의 원인과 내용을 규명하고 재무개선 100대 과제를 발굴했고 ▦1ㆍ2급 직원 75% 물갈이 ▦입찰 전 과정 공개 ▦전직원 임금 10% 반납 ▦사업시스템 개선을 통한 원가절감 ▦원스트라이크아웃제 등 부패방지책 등을 추진했다. 이 사장은 "지난해부터 추진중인 511개 사업장에 대한 사업조정이 마무리되는 2014년이면 사업장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이 투자비를 초과해 사업수지가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LH는 2017년 임대주택 100만가구 시대를 맞아 서민들의 주거공간으로 인식돼온 임대주택단지를 올해부터 일자리와 교육, 복지서비스가 결합된 삶의 터전으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수공, 글로벌 종합 물기업 위상 확보
수공은 현 정부에서 가장 비판을 많이 받은 공기업 중 하나다. 4대강 보와 운하를 건설하면서 환경파괴 우려에, 경제성이 없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돼 왔으나 별탈 없이 공정을 마무리하며 준공식을 앞두고 있다. 서해와 한강을 잇는 경인아라뱃길 사업도 논란을 거듭한 끝에 지난달 개통식을 마쳤다. 대형 국책사업을 마무리하기까지는 황소처럼 묵묵히 이끈 김건호 사장의 리더십이 있어 가능했다. 김 사장은 "4대강과 아라뱃길 사업이 마무리되면 그 동안의 비판 여론을 잠재울 수 있을 정도의 엄청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신념으로 일을 수행했다"말했다. 김 사장은 전체 근무일의 절반 이상을 현장에서 보낼 정도로 현장경영을 강조한다. 단기간에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난이도 높은 공사를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해선 현장직원과의 소통이 우선이라는 생각에서다.
김 사장은 2008년 7월 취임하면서 조직쇄신에 박차를 가하면서도 소통경영을 이끌었다. 월 1회 전 간부가 현안을 공유하고 토론을 통해 대안을 만드는 혁신워크숍을 조직문화로 정착시켰다. 이런 성과 덕에 김 사장은 지난해 7월 3년 임기를 채우고 올해 7월27일까지 1년 더 연임이 확정되기도 했다.
수공은 지난해 선포한 새로운 경영방침 '그린비전(Green Vision) 2020'에 대해 올해부터 구체적 실행계획을 마련하고 추진하고 있다. 국책사업의 잔여 공정을 마무리하고 댐-보-하천을 연계한 통합 물관리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환경친화적인 수자원을 확보하고 댐ㆍ호수 일대에 관광ㆍ레저 산업 활성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4대강 기술수출 등 7건 이상 신규투자를 추진하고, 중국 물펀드 조성 등 해외에서도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구축하기로 했다. 김 사장은 "글로벌 종합 물기업으로서 위상을 한층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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