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전은 '최강희호'의 향후 전술 기본 틀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최강희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지난 2월 쿠웨이트와의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 최종전을 국내파 위주로 치렀다.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고 장거리 이동에 대한 부담 탓에 '해외파'의 소집을 최소화했다. 그러나 9일 오전 1시15분(한국시간) 도하 알사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카타르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 예선 1차전에는 쿠웨이트전에 비해 해외파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 카타르전 전술의 성패에 따라 12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레바논과의 최종 예선 2차전, 나아가서는 최종 예선 전체의 전술 운용 폭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트 박지성-이영표는 누구
박지성과 이영표가 태극 마크를 반납한지 1년 5개월이 흘렀지만 이들의 공백을 메울 확실한 대안은 여전히 마련되지 못했다. 여러 명이 시험 무대에 섰지만 확실하게 합격점을 받은 이는 없다. 카타르전에서는 김보경(세레소 오사카)과 박주호(바젤)가 박지성-이영표 후계자로서 가능성을 점검 받는다. 김보경은 왼쪽 날개, 박주호는 왼쪽 측면 수비수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두 사람 모두 어렵사리 잡은 기회다. 김보경은 박지성 은퇴 당시부터 후계자로 거론됐지만 지동원(선덜랜드), 박주영(아스널) 등에 밀려 출전 기회를 거의 잡지 못했다. 박주호는 지난해 8월 삿포로에서 열린 일본전에 김영권(오미야), 박원재(전북)의 부상으로 갑작스레 출전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미들라이커 구자철, 효과는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은 해외파 가운데 가장 성공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아우크스부르크로 임대 이적한 후 5골을 터트리며 소속 팀의 독일 분데스리가 잔류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최강희 감독은 2선의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구자철을 카타르전에서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할 전망이다.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보인 맹활약을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소속 팀에서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되던 구자철은 당시 섀도우 스트라이커로 전진 배치돼 5골 3도움을 기록하며 유럽 진출의 발판을 만들었다. 구자철은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에서는 측면에 기용됐지만 중앙에서와 같은 활약을 펼치지는 못했다.
전문 키커 중책은 누구에게
현대 축구에서 프리킥과 코너킥이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최 감독이 에닝요(전북) 귀화를 추진한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세트 피스 상황에서 전문 키커로 뛰어난 능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었다.
카타르전 베스트 11에는 '전문 키커'가 다수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기성용(셀틱)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에서 정교한 킥 솜씨로 16강 진출에 으뜸가는 공을 세웠다. 김두현(경찰청)은 파워와 정확도를 겸비한 오른발 프리킥이 일품이다. 구자철도 청소년 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에서 전문 키커로 기용됐고 김보경은 '왼발 스페셜리스트'다. 최 감독이 중책을 누구에게 맡길지 주목된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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