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기업, 젊은 이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기업. 바로 삼성전자다. 과연 삼성전자는 어떤 사람들을 선호할까.
삼성전자에서 인사와 채용을 총괄하는 원기찬 인사팀장(부사장)이 지난 5일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열정樂(락)서' 토크콘서트에 나와 삼성이 원하는 인재상과 취업과 관련된 주요한 팁을 소개했다. 열정락서 콘서트는 삼성그룹이 지난해 10월부터 경영진과 스포츠스타, 연예인, 교수 등 연사를 초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전국 순회강연이다.
원 팀장은 면접 시 하지 말아야 할 말로 '뽑아주시면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하겠다'를 꼽았다. 그는 면접장에서 이런 말을 하는 취업응시생들을 많이 봤다면서 "진실성이 없어 보였다. 실제 그렇게 말한 사람을 뽑았더니 결과도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진실성이 결여된 보여 주기식 답변은 오히려 감점 요인이란 얘기다.
그는 오히려 '면접용 답변'을 피하라고 권했다. "평상시 균형 감각을 갖추고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으면 면접 때 돌발적인 질문을 받아도 자연스럽게 진실성 담긴 답변을 할 수 있다"면서 "면접을 위해 억지로 꾸며서 하는 답변을 하는 사람들은 절대로 뽑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저는 아직 부족한 게 많은 20대에 불과하지만…'같은 식의 솔직하고 겸손한 답변이 더 좋은 점수를 얻는다고 소개했다.
원 팀장은 가장 많이 볼 것 같은 자격조건(스펙)은 실제로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삼성전자를 포함해 삼성그룹의 경우엔, 4.5 학점 만점에 3.0만 넘으면 그 이후의 학점은 보지 않기 때문이다. 예컨대 4.5만점에 4.3 학점을 받았어도 전공을 깊이 있게 안 듣고 손쉬운 일반과목을 들은 사람 보다는, 3.2 학점을 어렵게 받았지만 제대로 전공 공부를 한 사람을 더 선호한다는 얘기였다. 스펙 좋은 게 나쁜 건 아니지만 스펙이 입사 당락을 결정하는 절대적인 가이드라인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원 팀장은 "내가 지금까지 면접 본 사람 중에 가장 인상적인 응시생은 모 대학 영문과 출신이었다. 성적은 2등급 정도였는데, 영문학도임에도 불구하고 마케팅에 대한 지식과 활동경력이 경영학과 출신보다 훨씬 뛰어 났다. 그는 결국 당당히 합격해 마케팅부서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삼성전자의 입사심사기준"이라고 전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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