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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중도를 말하다/ 18대 대선도 중도가 선택한다… 그들은 과연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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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중도를 말하다/ 18대 대선도 중도가 선택한다… 그들은 과연 누구인가

입력
2012.06.07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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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선거에서 중도의 선택이 대세를 가른다.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중도층 유권자의 선택이 4∙11 총선 승부를 갈랐고, 올해 12월 대선에서도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중도층 유권자는 누구인가. 그들은 무엇을 원하고 어떤 정치를 기대하며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12월 대선을 6개월 남짓 앞둔 시점에서 중도 성향 유권자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는 분명하다. 여당과 야당, 보수와 진보가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중도적 성향을 가진 유권자의 선택이 승부의 관건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19대 총선 결과 의석에서는 여당이 앞섰지만 후보 별 득표율을 합산한 결과나 정당의 비례대표 후보의 득표율에서는 여야의 차이가 미미했다.

그렇다면 중도적 유권자를 어떻게 규정하는가. 보수 성향 또는 진보 성향 유권자는 상대적으로 쉽게 구별할 수 있다. 반면 중도층 유권자의 정치적 정체성은 훨씬 더 복잡하고 쉽게 가늠하기 어렵다.

물론 가장 쉬운 구분은 중도층 유권자를 보수와 진보의 중간 지점에 두는 방법이다. 일직선 상에서 왼쪽이 진보, 오른쪽이 보수라면 중간지대에 있는 유권자(the middle)를 중도로 규정하는 방식이다. 중도층 유권자를 보수도 진보도 아닌 아주 독립적인 유권자로 보는 입장도 있다. 이러한 유형에 속하는 사람들은 여당과 야당의 중간지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기성 정당과는 다른 독자적 가치와 이념을 추구하는 유권자 (the independent)들이다. 중도를 규정하는 세 번째 기준은 특정한 정치 쟁점이나 정책 사안에 대하여 진영논리에 따라 완강한 입장을 선택하는 보수층이나 진보층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온건한 입장을 취하는 유권자 (the moderate)를 지칭하기도 한다.

절충적 입장을 취하는 중도도 있다. 예를 들어 경제정책에서는 개혁적 입장을 선택하지만 안보정책에서는 보수적 입장을 고수할 수도 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진보적인 사회정책과 신자유주의적 경제정책을 동시에 추진한 사례가 바로 그것이다. 보수와 진보의 정책을 취사선택하는 유권자 (the mixed)를 겨냥한 것이다.

제3의 길을 택하는 중도 (the third way)도 있다. 특정한 현안에 대하여 보수적 입장이나 진보적 입장대신 새로운 대안을 추구하는 유형이다. 복지 혜택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진보적 입장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보수적 입장대신 '일하는 복지'와 같은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다. 보수와 진보의 선택적 절충이 아니라 보수와 진보를 뛰어넘는 삼각형의 꼭지점에 해답에 있다고 보는 사람들이다.

정반대로 급진적 성향을 가진 중도층 유권자도 있다. 이런 유형의 유권자는 여야 모두 정치적 기득권에 얽매여 있어서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적인 입장을 취한다. 기성정치에 대한 불신을 바탕으로 새로운 정치를 추구하는 개혁적 성향의 유권자 (the radical center)들이다. 기성정치에 대해 비판적이지도 호의적이지는 않으며 일단 판단을 유보한 유권자들도 넓은 의미에서 중도에 속한다. 이런 유형에 속하는 유권자들은 기성정당에 대한 선입견보다는 개별 쟁점이나 후보의 장단점에 대한 판단을 근거로 정치적 선택을 하는 비교적 중립적 성향의 유권자 (the neutral)들이다.

중도적 유권자의 일곱 가지 유형은 모두 배타적인 구분은 아니다. 한 사람의 중도적 유권자가 일곱 가지 유형 중에서 여러 가지의 정치적 성향을 동시에 갖는 경우도 많다. 중요한 것은 중도적 유권자의 정치적 성향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기준보다 훨씬 복잡하고 다양하다는 점이다.

정치적으로 중도 성향의 유권자들은 일반적으로 여당이나 야당 어느 쪽도 지지하지 않는 무당파인 경우가 많다. 흔히 말하는 어느 당의 집토끼가 아닌 산토끼로 불리는 중도층인 셈이다. 무당파 유권자들의 선택은 여야의 세력이 팽팽하게 맞서는 선거에서는 승부에 결정적 영향을 준다. 이번 12월 대선에서도 이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심재웅(한국리서치 상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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