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이라면 고급스럽고 값비싼 제품들을 판매하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나 경기불황이 이어지자 백화점들이 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젊은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친숙한 백화점으로 거듭나려는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백화점의 얼굴부터 바꿨다. 아이돌 그룹 소녀시대를 내세워 젊고 발랄한 이미지를 내세웠다. 10~20대 젊은 고객들을 유입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이 여세를 몰아 지난 1~5일까지 '스트리트 유명 SPA전'도 열었다. 토종 제조ㆍ유통일괄(SPA) 브랜드인 '스파이시 칼라'와 '스마일마켓' 등 글로벌 SPA브랜드에 맞서는 거리의 브랜드들을 소개한 것이다. 젊은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것.
올 들어 가장 먼저 거리패션에 눈을 돌린 곳은 신세계백화점이다. 프리미엄 백화점 이미지를 고수하는 만큼 거리패션 도입 자체가 파격이었다. 신세계는 올 초 홍대, 삼청동,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인지도를 넓혀온 거리의 슈즈 브랜드를 서울 강남점에 들였다. 가격이 10만원대에서 50만원대까지 합리적이었다. 5월에는 '스트리스 패션 페어'를 진행해 국내외 30개 브랜드를 총집결시켰다. 신세계 관계자는 "기존의 통념을 깨고 백화점이 스트리트, 인디 브랜드와 손잡아 새로운 고객층 유입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도 젊은 고객층을 위한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합리적 가격대와 다양한 제품이 장점인 국내형 SPA브랜드인 'A랜드', '스마일마켓', '랩' 등을 올 초 입점시켰다.
백화점들이 영입한 거리패션은 신상품 출시가 빠르고 상품 교체가 잦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백화점은 신촌점, 중동점, 목동점, 무역센터점, 대구점에서 젊은 소비자들에게 더 집중할 계획이다. 목동점에는 유통업계 최초로 20~30대 고객전용 'U 라운지'를 선보여 반응이 좋다.
백화점들은 다양한 상품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젊은 층이 선호하는 편집숍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서울 소공동 본점에 여성의류 직매입 편집숍 '바이 에 토르'를 2월에 개설한 데 이어 3월에도 영등포점에 미국 유명 편집숍 '키슨'을 개장했다. 신세계백화점도 20여개의 편집매장을 두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지난해 편집매장 매출신장률은 전년 대비 26.9%로, 백화점 전체 신장률 12.5%보다 2배 이상 높다.
백화점은 먹거리에도 젊은 감각을 불어넣었다. 롯데백화점은 3월 본점 지하 1층 식품관에 커피 편집숍 '커피스트림'을 개장했다. 약 330㎡(100평) 면적에 풀바셋, 스노우마운틴, 홈스테드 등 커피 맛집이 들어섰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커피스트림 개설로 젊은 층 유입이 늘면서 작년까지 같은 자리에서 운영하던 기초화장품 매장들보다 2배 이상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며 "커피머신 등 관련 상품 고객도 20% 이상 증가해 연관 구매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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