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당국이 한국인 8명을 포함해 총 14명을 태우고 이동하다 6일(현지시간) 실종된 헬기 동체의 위치를 하루 만에 확인했다. 하지만 현지 기상과 지형조건이 여의치 않아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8일 외교부에 따르면 페루 쿠스코 공항안전청은 해발 4,600m의 마르카 파타 지역에서 실종헬기가 발신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위성위치정보(GPS) 신호를 감지했다. 이에 페루 당국은 군과 경찰 병력을 동원해 수색에 나섰지만 신호 발신지역이 고지대인데다 눈이 내리는 등 날씨마저 좋지 않아 구조헬기를 띄우지 못했다. 대신 육상을 통한 접근을 시도했지만 밀림지역이어서 접근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추락으로 단정할 수 없고 탑승자들의 생사 여부도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우말라 페루 대통령은 헬기 실종자 구조에 최선을 다하도록 군경에 지시하고 수색작업의 총책임자로 공군장성을 임명했다. 외교부는 직원 2명을 현장에 급파하고 주 페루 대사관을 24시간 비상체제로 전환했다. 직원 4명이 실종 헬기에 탑승한 삼성물산도 사고 발생 직후 본사에 상황실을 설치하는 한편 사고 수습을 위해 임직원 4명을 현지로 급파했다.
이날 양국 외교장관 전화통화에서 김성환 장관은 "우리 국민이 최대한 조속히 구조될 수 있도록 페루 정부가 더욱 적극적인 조치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했고, 페루의 라파엘 론까글리올로 장관은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며 진전사항이 있을 경우 바로 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실종 헬기에 탑승한 한국인 8명은 6일 오전 페루 남부의 잉카유적지인 쿠스코를 출발해 마수코시 인근 이남바리강에서 수력발전소 건설 후보지 3곳을 공중에서 둘러본 뒤 오후 4시33분 마수코 공항을 이륙해 복귀하다 한 시간 만에 연락이 두절됐다. 페루 수도 리마로부터 남동쪽으로 720㎞ 떨어진 이남바리강의 수력발전사업은 1조8,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로 수자원공사와 삼성물산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 참여를 검토해 왔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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