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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0억 딜'의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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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0억 딜'의 미스터리

입력
2012.06.0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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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벤처의 아이콘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자신의 지분 14.7%를 국내 최대 게임사인 넥슨에 팔았다. 매각대금만 8,000억원이 넘는다. *관련기사 면

그가 최대 주주자리까지 넘긴 이유는 무엇인지, 이 어마어마한 돈으로 대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게임업계에선 "우리나라 게임사상 최대 규모의 딜이자 가장 미스터리한 딜"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넥슨은 8일 지주사인 넥슨 재팬을 통해 김택진 대표의 보유주식 321만8,901주를 주당 25만원, 총 8,04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엔씨소프트의 최대주주는 넥슨이 됐고, 김 대표는 2대 주주로 내려앉았다.

두 회사는 시너지 효과를 위한 전략적 제휴라고 밝혔다. 넥슨은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등 저연령층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게임을 히트시켰고 해외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 강점. 반면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아이온 등 성인들이 좋아하는 다중역할분담게임(MMORPG) 개발력을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도 "게임 IT산업의 글로벌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두 회사가 힘을 합쳐야 세계 게임시장에서 계속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게임업계에선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가 자금난에 허덕이는 회사도 아닌데 오너가 최대주주 지위까지 내놓으면서 전략적 제휴를 한다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며 "합병으로 가기 위한 전초단계이거나 아니면 다른 배경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엔씨소프트는 오는 21일 5년간 500억원 이상을 투입한 야심작 '블레이드앤소울'출시를 앞두고 있는 상황인데, 이런 시점에 대규모 지분매각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김 대표가 지분매각으로 만든 8,000억원의 거금을 어디에 쓸 것인지에 대해서도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김 대표가 '야구광'인 점 때문에 내년부터 1군에 진입할 프로야구단 NC다이노스 투자자금 혹은 해외야구단 인수자금이 필요했다는 소문도 있지만, 그 보다는 제3의 사업을 추진할 것이란 예상이 좀 더 힘을 얻고 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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