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지도부가 대선 후보 경선을 실무적으로 관리할 경선관리위원회를 11일쯤 출범시키기로 결정했다. 이는 현행 경선 룰을 큰 틀에서 유지하겠다는 의미여서 '경선준비위원회'를 만들어 룰 협상부터 하자고 요구해 온 비박(非朴) 진영 대선주자들이 강력 반발했다.
서병수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대선까지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만큼 11일쯤 경선관리위를 만들어 경선 절차를 시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박 진영의 경선준비위 설치 주장에 대해 "시간적으로도 무리인데다, 당헌∙당규에도 그런 기구는 없다"고 반대했다. 그는 "2007년 경선 때는 룰 협상 기구를 3월에 만들었기에 지금과 상황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이혜훈 최고위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헌∙당규에 따르면 8월 19일까지 대선 후보를 뽑아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황우여 대표도 최근 "경선준비위를 따로 두지 않고 최고위원회에서 경선 룰을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선관리위에서 경선 일정과 지역별 순회 경선 여부, 선거인단 규모 조정 등 실무적 룰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비박 주자들은 당 지도부의 일방적 결정을 거세게 비판하며 공동 대응 방안을 찾기로 했다. 정몽준 전 대표 측의 안효대 의원은 "경선을 하지 말자는 얘기나 마찬가지"라고 비난했고, 김문수 경기지사 측 신지호 전 의원은 "이런 식이라면 경선이 무의미해진다"고 주장했다. 이재오 의원 측의 권택기 전 의원은 "지도부는 열린 마음으로 민심과 당심을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경선관리위원장 후보로는 김수한 박관용 김형오 전 국회의장 등의 이름이 거론되는 가운데, 박 전 의장은 "제안이 왔지만 고사했다"고 말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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