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만큼은 왕비가 된 느낌이에요.” (미라 근자토빅 주한 세르비아대사 부인)
“서양식 벽돌에 기와지붕의 선교사 사택이 인상적입니다. 3ㆍ1운동길의 90계단골목길도 정말 신기해요.” (미하엘라 파비앙 주한 루마니아대사 부인)
주한 외국 대사 부인들이 대구의 숨겨진 멋에 모두 흠뻑 빠졌다.
세르비아와 루마니아 등 주한 8개국 외국대사 부인들은 5일 2012미스대구선발대회 축하연의 일환으로 열린 ‘백현주 한복패션쇼’에 직접 모델로 참가해 환상의 무대를 연출한 데 이어 6일에는‘2012한국관광의 별’에 선정된 대구 근대골목길 투어에 참가했다.
이들은 5일 밤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한복패션쇼에서 우리나라 전통 궁중의상 등을 입고 한국의 멋이 세계와 하나되는 순간을 연출했다. 다듬이와 무명천 퍼포먼스, 역대 미스코리아 당선자들과 다인(茶人)들의 한복패션쇼에 이어 무대에 오른 이들 대사 부인은 “뷰티풀”, “원더풀”등 객석의 탄성이 쏟아지는 가운데 패션쇼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들은 테너 김성빈(대구국제오페라축제 집행위원장)과 바리톤 이인철(영남대 음대 교수)이 부르는‘10월의 어느 멋진 날에’가 감미롭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사뿐히 런웨이에 등장했다. 왕비 대례복을 선보인 미라 근자토빅 여사는 “일반 한복은 몇 번 입어 봤지만, 궁중복은 처음”이라며 “차려 입는데 좀 불편하지만 기품이 있고, 진짜 왕비가 된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무대에 오른 프랭크 핀 나이지리아 무역원장 부부는 나이지리아 전통의상인 ‘아디레’를 선보였다. 프린세스 핀 여사는 “과거 전통혼례식에서 한복을 입어 보았기 때문에 오늘은 ‘아디레’를 입었다”며 23년 경력의 모델 출신답게 화려한 워킹으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5일 오후 대구에 도착한 이들은 리허설 시간에 궁중복 등을 입어 보고는 소매를 흔들거나 소매의 주머니 용도를 물어보는 등 신기한 표정이 역력했다. 또 서로 사진을 찍어 주면서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엑스코 인근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낸 이들은 6일 대구의 새로운 멋을 체험했다. 이들은 엑스코에서 열린 꽃박람회를 관람한 뒤 ‘대구 근대골목’ 투어에 참가했다. 대구는 6ㆍ25 한국전쟁의 포화가 비켜간 탓에 20세기 초부터 형성된 근대문화유적이 온전히 남아 있는 곳이 많다. 지난해 3만명이 다녀간 근대골목 투어는 선교사 사택을 시작으로 국채보상운동을 전개한 서상돈과 의 민족주의 시인 이상화 고택 등 대구 중구 일대 2㎞ 구간에 스토리를 입힌 관광코스를 둘러보는 것이다. 이날 투어에 참석한 외국대사부인 일행 10여명은 계명대 동산의료원 내의 선교사 사택과 3ㆍ1만세 운동 때 일제 순사들의 눈을 피해 다녔던 3ㆍ1운동길 중 90계단 등을 빠짐없이 둘러 보았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외세의 간섭이나 통치를 받았던 폴란드 등 일부 국가 대사부인들은 3ㆍ1운동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캐서린 포포바-압자하바 주한 조지아 대사 부인은 “대구에서의 1박2일은 정말 즐겁고 흥미로운 경험이었다”며 “특히 미스코리아 후보들과 함께 무대에 오른 것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정광진 기자 kjcheong@hk.co.kr
장아영 엠플러스한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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