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가 서울시립대 제 2캠퍼스 유치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정작 서울시와 시립대 내부에서는 은평구의‘짝사랑’에 대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6일 서울 은평구청에 따르면 은평구 주민들과 지역 시민단체ㆍ종교단체 등은 3월 초 ‘서울시립대 유치를 위한 은평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지난달 25일 주민 공청회를 열어 녹번동 옛 국립보건원 부지(지도)에 시립대 제2캠퍼스를 유치하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추진위는 보건원 부지에 시립대 은평 교육연구단지(제2캠퍼스)를 조성해 ▦문화전문대학원 및 교양대학 이전 ▦서울 녹색환경산업 클러스터 이전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불광 역세권의 경제 활성화에 기여해 은평구 경제 문화인프라의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동준 추진위원장은 “지역 내 대학이 필요하다는 것에 은평구민, 구청, 지역구 국회의원 모두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대학과 지역이 협력해 공동사회를 만들어가는 샘플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서울시가 대승적인 차원에서 이를 검토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은평 지역 주민들의 바람에도 시립대 은평 유치는 현실적으로 성사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시와 시립대 모두 은평구 측이 구체적인 계획안을 제출하지도 않은 채 여론몰이에만 나서는데 대해 못 마땅한 눈치다. 특히 경제적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보건원 부지의 활용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 서울시 입장에선 대학 캠퍼스 이전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보건원 부지는 11만㎡에 가용부지만 6만8,000㎡에 이른다. 서울시로서는 시립대가 들어서면 1조원에 달하는 시유지를 무상으로 임대해 줘야 해 자산 관리 차원에서 고심할 수 밖에 없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은평구 주민들의 민원이 있다고 듣긴 했지만 공식적으로 이에 대한 제안서를 받지 않아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며 “서울 전체적인 균형 발전 측면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측면을 고려해 다양한 사업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립대측도 미온적인 반응이다. 김설향 시립대 계획처장은 “캠퍼스 이전 문제는 반드시 서울시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며 “학교 자체적으로 캠퍼스 이전 계획을 구체적으로 검토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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